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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구리와 구라' 작가…나카가와 리에코씨 별세
기사 작성일 : 2024-10-19 10:00:58

2018년의 고인과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 한국어판 표지


고인 사진 [도쿄 교도=], 표지 이미지 [예스24 캡처]

이충원 기자 = 한국에서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의 작가 나카가와 리에코(中川理惠子)씨가 14일 일본 도쿄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향년 89세.

1935년 삿포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 도립고등보모학원을 졸업한 뒤 도쿄 고마자와(駒澤)의 '미도리(녹색)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했다. 지난해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보육교사 일이 너무 좋아서 어린이집에 들어간 거라서 나날이 즐거웠다"며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 '어린이집만의 즐거움이 뭘까'라고 생각한 끝에 그림책과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영국 그림동화 '꼬마블랙삼보'를 보고 인형극놀이를 만들었다가 아이들이 핫케이크를 먹는 장면을 좋아하는 걸 보고 더 맛있는 카스텔라가 나오는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그래서 카스텔라 재료인 달걀 이야기를 구상했고, 두 마리 고양이가 등장하는 프랑스 그림책 'Pouf et Noiraud campeurs'에서 캠핑 도중 '구릿 구룻 구랏'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구리와 구라'라는 들쥐 형제를 고안했다.

1962년 '싫어싫어 어린이집'으로 작가 데뷔했고, 1963년 대표작 '구리와 구라' 시리즈 첫 작품을 발표했다. 그림은 여동생 야마와키 유리코(山脇百合子·2022년 별세)가 담당했다. '구리와 구라'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으로 번역됐고, 22편의 시리즈 누적 발행 부수는 2천200만 부를 넘어섰다. 한국에선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 외에도 '구리와 구라의 소풍', '구리와 구라의 헤엄치기', '구리랑 구라랑 꽃님이' 등 여러 권이 번역돼 나왔다.

'步こう步こう私は元氣(걷자 걷자 나는 씩씩해)'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이웃집 토토로' 주제곡 '산보'의 가사도 썼다.

그림책 평론가 히로마쓰 유키코(廣松由希子)씨는 "고인은 보육교사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구리와 구라'에는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담겨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유족 연락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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