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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와 합병 앞둔 SK E&S, KKR과 신규 RCPS 계약 체결 마쳐(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0-21 16:00:19

장하나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과 합병을 앞둔 SK E&S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재발행에 성공했다.

합병 변수로 꼽혔던 신규 RCPS 계약까지 순탄하게 마무리된 가운데 양사는 다음 달 1일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


SK서린사옥


[S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1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최근 KKR과 신규 RCPS 계약 체결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RCPS는 채권처럼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회사 청산이나 배당 시 보통주보다 유리한 우선권을 가진 주식이다.

새로 발행한 RCPS는 계약 주체만 달라지고, 기존 RCPS 조건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RCPS 만기 상환일 등도 유지됐다.

SK E&S는 이날 중간 지주사인 E&S시티가스와 E&S시티가스부산을 통해 각각 2조4천억원, 7천350억원의 신규 RCPS를 발행하고, 현금 상환 시 내부 수익률 9.9%를 보장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SK E&S는 KKR과 함께 RCPS 인수금융 대주단 17곳으로부터 기존에 발행한 3조1천350억원 규모의 RCPS 구조를 변경하는 사안에 대해 조건 변경 동의를 얻었다.


사업 현황 발표하는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SK E&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장에서는 지난 7월 양사가 합병 추진을 공식화한 직후부터 SK E&S가 발행한 3조1천350억원의 RCPS 처리 방식에 관심이 집중됐다.

합병에 따른 RCPS 계약 변경이나 대금 상환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KKR과 RCPS 인수금융 대주단과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합병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 E&S는 강원도시가스 등 도시가스 계열사 7곳을 자회사로 두는 중간 지주사 E&S시티가스와 E&S시티가스부산 등 2개의 신설 법인을 설립해 기존에 발행된 RCPS와 유사한 조건으로 신규 계약 체결을 추진했다.

SK E&S는 기존 RCPS 계약을 원활하게 승계하기 위해 지난 7월 KKR과 맺은 RCPS의 보장수익률을 종전보다 최대 2.4%포인트 상향 조정한 9.9%로 변경하기도 했다.

RCPS 구조변경 과정에서 KKR이 지원에 나서면서 대주단 전원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리밸런싱(구조조정)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KKR이 재무적 지원군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RCPS 구조변경이 마무리되면서 양사 합병에 더 이상의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


류영석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4.7.18

오는 11월 1일 출범 예정인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법인은 SK이노베이션의 석유·배터리 사업,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등 양사의 핵심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토털 에너지 설루션 컴퍼니'로 진화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천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 합병은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로 추진된다. 합병 후 SK E&S의 새 사명은 'SK이노베이션 E&S'로 정해졌다.

한편, KKR은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KKR 아시아 태평양 인프라 펀드 1·2호를 통해 SK E&S가 발행한 RCPS에 3조1천35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번 RCPS 재발행을 통해 SK E&S와의 파트너십을 이어 나가게 됐다.

업계에서는 KKR의 협조 하에 양사 합병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KKR의 인프라 전략이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향후 에너지와 인프라 영역에서 SK와 KKR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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