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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복룡 전 교수 "일제 때 친일파 아닌 사람, 화전민이나 노예뿐"(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1-07 17:00:41

진실화해위원회 '과거사 진실규명 성과 공유를 위한 국제포럼'


[촬영 이율립]

이율립 기자 = 일제강점기 일가친척을 통틀어 친일파가 없는 사람은 찾기 어려우며, 친일파로 분류된 소수에게 망국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복룡 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는 7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개최한 '과거사 진실규명 성과 공유를 위한 국제포럼'에서 발제를 통해 한국 사회의 '친일 논쟁'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신 전 교수는 "한국의 항일 민족주의자들에게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 그리고 처가 3족을 합해서 3대 9족에 친일파 없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친일파가 아닌 사람은 화전민이나 노예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친일 논쟁이 대단히 타깃을 비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교수는 "이완용을 비롯한 '오적'이니 '칠적'이니 하는 것으로 망국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지금 친일 논쟁은 먼저 태어난 자의 슬픔과 늦게 태어난 자의 행운 사이에 이뤄지는 갈등"이라고 했다.

또 "강요에 따른 것이었든 자발적이었든 우리는 그 시대를 살면서 오로지 애국자뿐이었다"며 "지금 이 시대를 살면서 누가 손가락질을 하면서 매국을 비난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신 전 교수는 "한 나라가 멸망한다는 것은 갑남을녀까지 다 책임이 있는 건데 우리는 이 망국의 문제를 너무 친일파 몇 사람에게 덤터기를 씌우면서 핵심을 희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 전 교수는 한국의 과거사 청산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친일) 당사자 또는 그 후손은 진정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친일파의 공소시효가 없다는 얘기는 맞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용서하고 어느 시대에 여건이 좋아진 다음, 잊으면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친일 대가로 받은 모든 반대급부를 환수해야 한다며 국민적 합의로 일몰제(일정 기간만 효력 등을 유지하는 제도)를 정하고 연좌제를 배제하는 것도 친일 문제 해결 방안으로 언급했다.

특별 발제자로 나선 우크라이나 언론인 나탈리아 구메뉴크 씨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겪는 고문과 아동 납치, 인권 유린 등 전쟁 참상을 전하고, 러시아군 전쟁범죄를 기소하기 위한 활동 등을 소개했다.

그는 전쟁의 참상과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군 파병을 여러 정보를 통해 감지하고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김광동 위원장은 이옥남 상임위원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포럼에서 논의한 과거사 진실규명과 희생자 피해구제라는 축적된 경험이 향후 자유, 민주, 개방의 시대로 전환해 나가게 될 나라들에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국제사회가 지켜가야 할 보편규범을 만드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국내외 학계 전문가를 비롯한 60여명이 초청돼 한국과 폴란드 등 각국의 과거사 진실규명 성과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한편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전국유족회는 이날 오전 호텔 앞에서 김 위원장과 이 위원의 사퇴와 조사1국장 징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이 진실규명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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