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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기자 = 2000년대 초반 한국 축구의 미래로 손꼽히며 '축구 천재'라는 수식어와 함께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주영(39·울산)이 11시즌을 뛰었던 '친청팀' FC서울 팬들 앞에서 현역 은퇴 경기를 치렀다.

박주영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2분 강윤구와 교체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지난 2022년 10월 23일 제주전 이후 2년 만에 출전한 박주영은 원정 응원에 나선 울산 팬들은 물론 홈 팀인 서울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번 서울전은 박주영의 현역 은퇴 경기였다.

박주영의 서울전 투입은 후배들이 만들어준 뜻깊은 장면이었다.

울산의 선수들은 이틀 전 김판곤 감독에게 서울전에 박주영의 투입을 요청했다.

애초 박주영의 은퇴식은 오는 23일 수원FC와 홈 경기에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울산 후배들은 박주영이 서울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해 11시즌을 뛰었던 것을 고려해 서울 팬들에게 작별 인사의 기회를 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김판곤 감독은 숙고 끝에 선수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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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을 상대로 벤치에서 대기하던 박주영은 마침내 전반 32분 그라운드에 나서 감격스러운 은퇴 경기를 펼쳤고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뛰다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청용과 다시 교체됐다.

2004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따내고 2005년 서울에 입단하며 K리그 무대로 뛰어든 박주영은 첫 시즌 12골 3도움(19경기)의 맹활약을 펼쳐 기자단 투표에서 역대 처음 만장일치로 신인상을 받은 'K리그 레전드'다.

박주영은 2008년 AS모나코(프랑스)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아스널(잉글랜드), 셀타 비고(스페인), 왓퍼드(잉글랜드), 알샤바브(사우디) 등에서 뛰다가 2015년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2021년까지 서울에서 뛴 박주영은 2022년 홍명보 전 울산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울산으로 이적한 이후 지난해부터 플레잉 코치로 합류하면서 지도자 변신을 준비해왔다.

박주영은 후배들의 배려로 친정팀 서울과의 은퇴 경기를 마지막으로 K리그 통산 286경기 76골 23도움(정규리그 261경기 65골 21도움·리그컵 22경기 10골 1도움·플레이오프 3경기 1골 1도움) 기록을 남기고 팬들과 고별의 정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