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유세 현장의 성조기에 비친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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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 뒤 미 증시가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서도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대선일인 이달 5일 장 마감 후 11일까지 세계 주요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1.75% 하락해 92개 지수 가운데 83위에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낮았던 지수는 필리핀 종합지수(-4.38%)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3.01%), 홍콩 항셍지수(-2.76%)를 비롯해 브라질·스페인 지수 등 9개였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 기간 국내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4.51%)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수를 짓눌렀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91% 상승해 4위에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은 3.78%로 6위였다.
1·2위는 튀르키예 증시의 '보르사 이스탄불 증권거래소 전국 30지수'( 7.98%)와 '보르사 이스탄불 국가 100지수'( 7.64%)였고, 3위는 '키프로스 증권거래소 일반지수'( 6.62%)였다.
이 기간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엔/달러 환율 상승 속에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2.75% 상승, 13위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다우지수는 11일 0.69% 상승한 44,293.13으로 장을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4,000선을 넘겼고, S&P 500 지수도 6,0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지수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대선 이후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식 등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로 꼽혀왔던 자산들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10%가량 급등해 사상 처음으로 8만9천달러를 돌파했고 '대선 일등공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 주식 가격도 하루에만 9%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가운데 12일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3.64%)·SK하이닉스(-3.53%)·한미반도체(-3.86%)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는 1.94% 내린 2,482.57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3개월여 만에 2,500선을 내준 것이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추진 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6.5% 내린 상태다.
블룸버그가 제공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주가지수 26개 가운데 연초 대비 주가가 내린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18.01%)뿐이다.
이날 닛케이(-0.40%)와 대만 자취안 지수(-2.33%),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1.10%)와 상하이종합지수(-1.39%)도 내렸다.
한국시간 오후 4시 17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3.09%,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3.33% 하락 중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 현실화와 미국 차기 내각 인선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 우려 등으로 이날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재집권 후 감세, 자국 기업 혜택 강화 등에 대한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증시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며 "이 경우 국내 증시를 떠나 해외 투자를 늘리려는 유인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