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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비위' 게이츠 사퇴에도…트럼프 2기 '논란 후보' 수두룩
기사 작성일 : 2024-11-22 08:01:01

'과거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자진 사퇴했지만, 그간 나온 인선 목록을 보면 논란에 휩싸인 후보들이 여전히 많아 추가 사퇴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게이츠 전 의원이 낙마한 가장 큰 이유는 '성비위' 의혹이었다. 2017년 7월 플로리다주의 호화주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당시 17세인 미성년 여성을 상대로 성매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성매수를 한 여성이 최소 2명이 더 있다는 추가 의혹이 더해졌다.

여성 2명이 게이츠의 성비위 의혹을 조사하는 하원 윤리위원회에 출석해 그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했으며, 자신들의 친구였던 17세 여성과 성관계를 목격했다고 비공개로 증언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게이츠 말고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역시 성비위 의혹에 휩싸여있다.

해당 의혹은 헤그세스 후보자가 2017년 공화당 여성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헤그세스 측이 이 사건을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해당 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는 것이 골자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아울러 몸에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주는 문신을 잔뜩 새겼고, 이러한 문신으로 유추할 수 있는 극단주의적 성향 탓에 2021년 워싱턴 주방위군 소속이던 당시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관련 임무에서 배제된 이력을 지녔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교육부 장관 지명된 린다 맥마흔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차기 내각의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린마 맥마흔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트럼프 1기 중소기업청장에 대해서도 성(性)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남편 빈스 맥마흔과 함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당시 그가 10대 링보이들이 WWE 고위급 직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전직 링보이 5명이 맥마흔을 상대로 지난달 민사소송을 내면서 알려졌다.

교육부 수장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맥마흔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그가 코네티컷주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근무한 이력을 소개하고 적임자임을 강조했지만, 최근 맥마흔이 위원으로 지명될 당시 위원회에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을 잘못 기재한 의혹으로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2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경우 공중보건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을 제기한 전력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하는 등 20년 동안 백신 반대 운동을 해온 그는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 '백신 접종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와 같다'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말고도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에 의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한편, 물에 든 화학물질이 어린이의 성 정체성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케케묵은 음모론을 꺼낸 적도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도로에서 발견한 새끼 곰 사체를 뉴욕 센트럴파크에 유기하고, 고래 사체의 머리를 자른 기행을 벌인 일화도 있어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장관은 아니지만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 역시 과거 언행에 비춰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중립국으로 유지해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 전쟁 책임을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또 하원의원 시절인 2017년 1월 개버드가 시리아를 방문해 독재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2차례 만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면서 민간인 수만 명을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은 알아사드 정권과 접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인데, 개버드는 자신과 알아사드 대통령과의 만남을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비유하기도 했다.

게이츠뿐 아니라 논란에 휩싸인 이들 후보자는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들로 그의 집권 2기 정책 구상과 대선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충성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트럼프 당선인의 성격과 인선 스타일로 봐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곧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다른 주요 보직 지명자들의 원활한 인준을 위해 가장 논란이 되는 게이츠 전의원의 지명을 포기하는 '전략적 양보'를 택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 여론이 논란이 되는 인선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기성 언론도 트럼프 당선인에게 매우 비판적이며, 내년 1월 야당이 되는 민주당 역시 새 행정부 출범 및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공세를 벼르고 있어 추가 사퇴자가 나올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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