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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로 '벼랑끝 전술' 러·우크라…종전협상 염두 수싸움?
기사 작성일 : 2024-11-24 12:01:00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사일 에이태큼스가 발사되는 장면


[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사일을 동원해 상대국을 때리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는 실제 전황에 영향을 주려는 군사적 포석이라기 보다는 향후 종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정치적 목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주고받은 미사일 공격으로 양측의 전투는 "지상전에서 미사일을 앞세운 냉전 시대 스타일의 '벼랑 끝 전술'로 초점을 옮겨갔다"고 짚었다.

다만 이들의 미사일 각축전은 "지상의 전선에 눈에 띄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고, 군사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번 미사일 공격들이 향후 진행될 종전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속한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사일을 앞세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의 미사일 공격은 상대국에 치명상을 입힐 수준으로는 진행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로 날려 보낸 신형 미사일 '오레니시크'에는 폭발성이 없는 가짜 탄두가 장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정보위원장인 로만 코스텐코 의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이번 공습으로 생긴 구덩이는 약 1.5m에 불과하고 주변에 다른 피해도 없었다며, 이는 물체가 땅에 세게 부딪혔지만, 반드시 폭발한 것은 아니란 점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사일에 모조 탄두만 장착됐는지를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며 "만약 미사일이 정말 비어있는 상태로 발사됐다면, 우리는 이것이 완전히 '보여주기' 용도의 공격이었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로 섬광 비치는 드니프로 모습


[우크라이나 단체 '컴백얼라이브' 제공.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같은 분석이 사실이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미사일 공격 후 대국민 연설에서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다"고 과시하면서도 실제 공격 수위는 신중히 조율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서방의 미사일도 러시아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9일 러시아 본토 타격에 처음 사용한 미국의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경우 현재 100기 이하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분석가 세르히이 흐라브스키는 이같은 미사일 수는 전황에 영향을 줄 정도의 물량은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전체적인 전쟁의 판도는 일단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 등 서방 미사일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으면서 공격 역량이 향상된 것은 맞지만, 병력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서방의 새로운 허가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병력 문제 해결 없이는 전선을 방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단계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병력 증원이 없다면 진지의 붕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군사적 압박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우크라이나로선 우려되는 대목이다.

군사 분석가 발렌틴 바드락은 우크라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오늘이나 내일이 아닌 (트럼프 취임일인) 1월 20일을 겨냥한 것"이라며 "그는 트럼프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더 많은 것을 얻는 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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