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본문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인천= 손현규 기자 = 2021년 9월부터 인천 한 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A(28)씨는 이듬해 12월 출근 시각을 앞두고 자신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주사님 열이 안 내려가서 자가진단키트 해봤는데 두 줄(양성)이 나왔습니다. 출근해도 되나요?"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7만명 넘게 발생하던 시기였다.

담당 공무원이 "코로나19 확진을 증명할 서류를 내라"고 하자 A씨는 "내일 오전에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틀 뒤 그는 과거에 받은 다른 처방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뒤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으로 날짜를 수정해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했다.

담당 공무원을 속였다고 생각한 A씨는 4개월 뒤 같은 수법을 썼다.

담당 공무원에게 "주사님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 오늘 병가 처리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틀 뒤에는 "계속 구토해 몸조리해야 한다"며, 다시 1주일 뒤에는 "허리 물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잇따라 병가를 신청했다.

병가를 낼 때마다 과거 처방전의 날짜를 포토샵으로 몰래 수정했다.

병가뿐만 아니라 평소 지각과 무단결근이 잦던 A씨가 또 출근하지 않자 담당 공무원은 지난해 6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무단 지각으로 4차 경고, 8회 누적 시 형사고발 조치됩니다. 현재까지 무단 지각 5회, 무단결근 3회입니다. 속히 출근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는 이 메시지를 받자 또 포토샵으로 처방전 날짜를 수정한 뒤 담당 공무원에게 보냈으나 결국 들통나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위은숙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위 판사는 "피고인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부당하게 병가 처리를 받기 위해 병원 처방전과 진단서 등의 작성일자를 위조해 제출했다"며 "이후 이를 발견한 담당 직원의 추궁에도 끝까지 부인하면서 욕설까지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죄책도 무겁다"면서도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