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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엄동설한에 어디로 가나요"…인천 야적장 화재로 이재민 19명
기사 작성일 : 2024-12-19 14:01:12

야적장 화재 합동 감식


[촬영 황정환]

(인천= 황정환 기자 = "이 추운 날씨에 앞으로 어디서 지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인근 모텔에 갔지만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1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한 빌라 앞.

지난 18일 학익동에 있는 야적장 화재로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된 노모(53)씨는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했다.

건설 자재가 쌓여있던 야적장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노씨가 사는 5층짜리 빌라로 옮겨붙었다.

노씨는 "TV를 보다가 경보음이 올려서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며 "폭발 소리가 이어졌고 건물로 불이 빠르게 확산해 죽는 줄 알았다"고 화재 상황을 떠올렸다.

빌라 내부에는 화재로 인한 분진이 쌓여있고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그는 "가스공급이 끊기고 수도까지 터져서 여기서 지낼 수가 없어 입을 옷과 속옷만 챙기러 왔다"며 "일용직으로 근무하는데 일도 못 갔다"고 토로했다.

이 불로 연기 흡입자 4명을 포함해 이재민은 총 19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9명은 숙박업소, 6명은 친척이나 지인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이주민들에게 숙박비와 식비를 지원할 수 있는 응급구호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숙박비는 세대별로 1일 8만원 이내로 지급하고 식비는 1인당 1일 3식 기준으로 최대 2만7천원을 지원한다.

피해를 본 빌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으로 파악됐다.

LH는 미추홀구의 지원과 별도로 이재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당분간 이재민들이 다른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을지 파악하고 있다"며 "지금은 완전 복구까지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적장을 운영하는 대표 A(57)씨는 이날 넋이 나간 채로 불이 난 현장만 바라봤다.

A씨는 "야적장에 건설 자재가 많이 있었는데 한순간에 모두 타버렸다"며 "당장 수익이 없어 앞으로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8일 오후 8시 22분께 야적장에서 시작해 강한 바람으로 주변 빌라로 확산한 뒤 3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연기를 흡입한 빌라 4∼5층에 사는 60대 주민 등 4명은 연기를 흡입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야적장과 빌라 2∼4층 3곳의 집이 모두 탔고 5층 일부 세대도 피해를 봤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야적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합동 감식에는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 등 관련 기관 관계자 10여명이 투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구체적인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할 예정이다.


야적장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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