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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싸움'…윤대통령, 변호사 선임 장기화·장외 여론전
기사 작성일 : 2024-12-19 17:00:36

윤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 서울고검 앞에서 입장 표명


서대연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수사와 탄핵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에 참여한 석동현 변호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24.12.19

김다혜 이의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사 선임 준비가 길어지면서 내란 혐의 수사나 탄핵심판도 절차 진행이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두 차례 기자 간담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시간 끌기' 내지 '지연 전략'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며 "(그런 지적은) 성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로 40년 지기이자 변호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검사장 출신 석동현 변호사는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체포해라, 끌어내라' 그런 용어를 쓴 적은 없다고 들었다"며 "내란을 예고하고 하는 게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법무법인 동진 회의실에서 외신 기자 등을 만나 비슷한 취지로 내란 혐의를 부인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에도 국내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같은 주장을 편 것이다. 이날 두 차례 간담회 일정은 사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됐다. 외신과는 외신기자클럽을 통해 공지가 전달되기도 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출석요구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관련 서류 우편물을 수령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공수처의 소환에 응할 것인지, 비상계엄 선포 약 3시간 전 조지호 경찰청장을 안가로 부른 이유가 무엇인지, 포고령 1호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한 것은 위헌 아닌지 등 구체적인 혐의에 관한 질문이나 재판 등 대응과 관련해 민감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질문에는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나중에 정돈된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거나 "제가 답변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고뇌 끝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고 내란을 일으킨 건 아니라는 큰 틀의 윤 대통령 입장은 적극적으로 피력했지만 수사와 재판 쟁점이 될 수 있는 구체적 질문에는 적극적인 답변을 피했다.

석 변호사는 "(변호인단이 구성되기까지)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그 이상일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 여론, 불만 여론이 혼재돼 있으나 이해와 공감을 넓히려면 준비 기간 중에라도 누군가는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석동현 변호사 입에 쏠린 관심


서대연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수사와 탄핵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 측이 입장을 밝히기로 한 19일 오후 취재진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열린 윤대통령의 측근 석동현 변호사의 입장 표명을 취재하고 있다. 2024.12.19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기로 했으면서도 수사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선임계 제출을 미루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현직 대통령 수사와 탄핵심판이 함께 돌아가는 초유의 중대 상황에서 수사에 대응할 변호인단과 헌법재판을 맡은 대리인단을 충분히 구성하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인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대통령 경호처의 경우도 '지연 전략'과 관련해 거론된다. 윤 대통령 관저로 배달된 탄핵 심판 관련 서류와 공수처 출석 요구 우편물의 수령을 며칠째 거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 때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최고의 변호인단을 구성하기 위해 여러 생각을 하고 준비 중"이라며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지 않겠나. 시간 끌기라고 하는 건 너무나도 성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가 변호사 선임에 일주일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2차 소환에도 불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변호인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반론권 보장을 위해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서 보면 출석 불응 명분을 쌓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18일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조만간 2차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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