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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카터 필요" vs "北 문제 헛발질"…평가 엇갈린 美 언론
기사 작성일 : 2024-12-30 12:00:57

1994년 평양에서 김일성과 만난 지미 카터(오른쪽)


[카터센터 제공 / UPI=. 재판매 및 DB 금지]

황철환 기자 =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미국 유력 언론사들은 일제히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다만, 보수 성향의 매체들은 그가 퇴임 이후에도 북한 문제 등 외교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지속해 논란을 빚었다며 부정적 평가도 전했다.

미국의 진보 성향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편집위원회 명의의 사설 '미국은 더 많은 지미 카터가 필요하다'에서 퇴임 후 존재감을 상실했던 다른 많은 전직 대통령들과 카터는 달랐다고 평가했다.

NYT 편집위는 "카터는 위험을 감수하고 북한과의 핵협상과 아프리카 대륙, 중동의 내전에서 공정한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커리어를 '평화 수행'(waging peace)이라 묘사했다. 그 일은 끝난 것과 거리가 멀고 이는 카터를 존경하는 이들이 계속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카터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별도의 부고 기사에서도 카터 전 대통령이 환경, 외교, 인종 관련 문제 등에서 시대를 앞서갔던 '미국 역사상 가장 오해받는 대통령일 것'이란 전기 작가 조너선 앨터의 평가를 소개했다.

NYT와 함께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지미 카터는 대중 정치가 아닌 원칙을 따랐다' 제하의 편집위 명의의 사설을 실었다.

WP 편집위는 "그는 복잡한 사람이었지만 원칙에는 일관성이 있었고, 이는 아마도 현대의 다른 모든 미국 대통령보다도 더욱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의해 인도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카터의 실수 중 많은 것은 스타일과 기질 문제에서 비롯됐다. 그는 언론과 잘 지내지 못했고 그로 인한 대가를 치렀다"면서 "돌이켜 보건대 그에 대한 조롱 대부분은 지나쳤던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보수성향의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터가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캠프 데이비드 평화 협정을 성사시켰지만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미국의 오랜 동맹이던 팔레비 왕조를 포기하는 등 여러 외교적 실패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2007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지미 카터 전미국 대통령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WSJ는 또 "많은 이들이 카터를 (현직) 대통령보다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나은 인물로, 해비타트 운동 등 자선 활동을 모범적이라고 칭송하지만, 퇴임 후 외교 문제와 관련한 그의 시도는 그보다 덜 칭찬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이어 "그는 팔레스타인의 폭력이 이해할만하다고 말할 만큼 이스라엘을 끈질기게 비판했고, 1994년 마지막 순간 북한에 개입한 그의 행동은 빌 클린턴을 궁지에 몰았다.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 관련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원조를 갈취하는 데 이용한 합의틀이 만들어지는 길을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또한 "카터는 백악관에 좋은 의도와 훌륭한 인품을 가져왔지만 그는 당대의 주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었다"면서 "그의 임기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위대한 회복을 위한 길을 닦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해 온 뚜렷한 보수 색채의 폭스뉴스도 카터에 대해 "퇴임 후 행보는 봉사에 대한 매우 눈에 띄는 헌신과 함께 때때로 논란이 되는 외교와 관련한 일련의 움직임으로 특징지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이었던 카터 행정부의 실패가 어떻게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의 대선 승리로 이어졌는지를 상세히 소개하는 별도의 기사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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