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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가장 격렬"…서안지구서 팔 자치정부·하마스측 연일 교전
기사 작성일 : 2025-01-02 17:00:59

서안지구 제닌 난민촌에 배치된 PA 보안군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하마스 측 무장세력간 충돌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07년 발생한 PA와 하마스의 분쟁 후 가장 격렬한 싸움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통제권을 둘러싼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달 5일 하마스 등과 연계된 무장세력 대원들이 PA 보안군의 트럭 2대를 훔쳐 자신들의 거점인 서안지구 제닌 난민촌에서 행진을 벌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PA 보안군은 이 난민촌을 포위하고 이들 무장세력에 대한 진압을 시작했다. 그 뒤 PA 보안군과 무장세력 간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폭력 사태가 한 달 가량 이어지고 있다.

PA 보안군 대변인 안와르 라자브는 지금까지 난민촌 내부에서 최소 6명을 사살하고 무장세력 용의자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교전 과정에서 숨진 PA 보안군은 최소 5명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지난 2007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PA와 하마스의 교전 이후 발생한 가장 격렬한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통치권을 두고 경쟁해온 두 세력은 지난 2006년 하마스의 선거 승리 이후 권력 다툼을 이어가다 이듬해 무력 충돌한 바 있다. 당시 패배한 PA는 하마스에 가자지구 통제권을 넘겨주고 서안지구 일부만 제한적으로 통치해왔다.

전문가들은 PA의 이번 작전이 서안지구 통제권을 확실시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2023년 10월 발발해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하마스가 사실상 와해한 것을 계기로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는 하마스 측 무장세력 일소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라자브는 지난 달 14일 "이번 작전의 목표는 시민들의 일상을 괴롭힌 무법자들로부터 제닌 난민촌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PA가 이번 교전에서 승리할 경우 하마스를 대신해 가자지구를 통치할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쟁 후 가자지구를 통치할 세력으로 PA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PA가 반(反)이스라엘 세력이라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WSJ은 "그들이 무장세력을 상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경우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게 하자'는 주장이 강화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마스는 지난 달 29일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하는 일을 흉내 내는 등 위험하고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PA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이런 하마스의 주장에도 PA를 비난하는 주민 시위 등은 촉발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서안지구 비르자이트대 강사인 가산 카티브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소탕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대해서도 파괴적인 작전을 시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중의 두려움을 감지한 PA 당국이 이들 무장세력 진압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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