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중동 중재자' 오만 "가자휴전 이뤄지면 역내 안정…대화의 힘 믿어"
기사 작성일 : 2025-01-09 19:00:56

역내 평화에 대해 발언하는 오만 외무장관


(무스카트=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9일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역내 자국의 역할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5. 1. 9. [오만 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스카트= 이도연 기자 =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이뤄지면 홍해에서의 갈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 봅니다. 우리는 대화의 힘을 믿습니다"

오랜 기간 중립적인 외교 정책을 펼쳐 '중동의 중재자', '중동의 스위스'라는 별명을 얻은 오만이 가자 전쟁과 그로 인한 홍해상 갈등 등 역내 긴장 고조와 관련해 대화와 평화를 강조했다.

9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만난 오만 정부 관계자들은 시리아 아사드 독재정권의 몰락에 이어 현재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자전쟁 휴전이 이뤄지면, 이는 역내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이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하고 이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세력과 맞서며 중동 지역 긴장이 급속히 고조됐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하마스 지원을 명목으로 상선 등에 대해 도발 행위를 이어오면서 이 지역의 해상 교통에 악영향을 미쳤다.

오만의 경우 홍해 사태로 인해 샤랄라 항만의 지난해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약 16% 감소했고, 싱가포르나 인도 지역에서 오는 크루즈선 예약이 다수 취소됐다.

살렘 알 마흐루키 오만 관광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침략으로 인한 강력한 영향이 홍해로 확대됐다"라며 "이것이 국제적 안정과 평화적 환경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오만 정부 관계자들은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현재 (중동 지역에서) 우리가 마주한 도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종류의 도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외교 정책은 그간 이런 도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 우리는 힘든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자국 외교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다른 아랍 국가들과 평화를 향한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은 항상 정의를 실현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고, 이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란에 도착한 오만 군주(술탄)


(테헤란 로이터=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오만 군주(술탄)가 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3.5.28 [WANA 통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만은 50년간 집권한 전임 군주인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의 통치 아래 '누구의 적도 아닌 모두의 친구'라는 기조의 중립 외교를 펼치며 역내 중재자로 거듭났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도 관계가 원만하다.

2015년에는 이란과 서방이 맺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2017년 6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카타르와 단교했을 때도 오만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2019년 별세한 술탄 카부스의 뒤를 이어 즉위한 술탄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도 전임 술탄의 외교 정책을 계승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 전쟁은 역내 도전을 야기했고, 최근 홍해에서의 긴장도 가자전쟁에서의 이스라엘의 공격과 관련이 있다"라며 "이는 또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과도 관련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입장은 갈등을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며, 여러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역내 우리의 형제들(다른 아랍 국가)과 함께 협약과 협의로 해결해나가겠다"라고 언급했다.

반군에 의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되고 내전 종식을 앞둔 시리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을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반군이 내전에서 승리했지만, 그 여파로 인한 앞으로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시리아 국민을 어떻게 도울지, 통합을 어떻게 지원할지, 시리아의 역내 역할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시리아 국민이 우선이라는 점을 우리는 항상 강조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갈등을 먼저 봉합해야 하고 이후에 외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라며 "주 무스카트 시리아 대사관이 관련해서 일하고 있고 우리는 전화 통화 등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리아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 계획에 대해서는 "매우 이른 시일 내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마흐루키 관광부 장관도 "시리아에서의 상황이 역내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팔레스타인 상황도 영구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