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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팩트체크 폐지한 메타…"유럽 도입 시 큰 갈등 예상"(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09 19:01:01

마크 저커버그와 메타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브뤼셀= 신재우 기자 정빛나 특파원 = 메타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인 페이스북 등 자사 플랫폼에서 '팩트체크' 기능을 없애기로 한 결정이 향후 유럽의 소셜미디어 규제와 충돌하면서 갈등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입법부 인사들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미국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 팩트체크를 폐지한 결정을 비난했다.

유럽의회의 발레리 하이어 의원은 "유럽은 결코 조작과 허위 정보를 사회의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메타는 미국에서 사실 확인을 포기함으로써 심각한 전략적, 윤리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하원의 치 온우라 과학기술위원장도 전문적인 팩트체크를 없애는 대신 사용자들이 게시물의 정확성을 감시하게 하겠다는 메타의 결정은 "우려스럽고 꽤 무섭다"며 "사람들은 가짜정보에서 오는 해로운 영향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으로 메타의 SNS에서는 트랜스젠더를 중성대명사 'it'(그것)으로 부르거나 성적 취향이나 성 정체성을 근거로 다른 사람을 정신질환자라고 부르는 것이 허용되는 등 그간 '혐오 표현'이나 '가짜뉴스'로 규제받던 콘텐츠들이 거름망 없이 게시될 우려가 커졌다.

메타는 우선 미국에서만 팩트체크를 없앤다고 했지만, 외국에서는 선거나 건강, 팬데믹, 무력 충돌 주요 이슈와 관련된 미국발 가짜뉴스가 온라인을 타고 결국은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메타 사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30억명 이상이다.

유럽에서는 SNS의 콘텐츠 검열 기능을 없애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진영의 기조에 부응한 저커버그가 이 정책을 유럽으로 확대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커버그는 팩트체크 폐지를 발표하면서 유럽을 '검열을 제도화하는 법률이 점점 늘어나는 곳'으로 언급했다.

EU 집행위원회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저커버그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디지털서비스법에는 플랫폼에 합법적인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강요하거나 요청하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데미안 콜린스 전 영국 기술부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영국의 '온라인안전법'과 같은 법률을 건드리려 할지 모른다면서 "(그것은) 영국이 미국의 디지털 규제 표준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무역 협상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로펌 클리포드 챈스 소속 변호사 아르나브 조시는 메타가 영국과 EU에서 팩트체크 폐지를 시행한다면 엄격한 규제 조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 레니에 EU 집행위 기술주권 담당 대변인도 "EU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온라인상 체계적 위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나 기능을 도입하려면 사전에 위험평가 분석을 실시해 그 결과를 집행위에 보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분석 결과가 미흡한 데도 강행 시 그 자체로 DSA 위반 조사 대상이 된다.

DSA는 온라인상 허위정보와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 조처 의무를 부여하는 법으로,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비영리 단체 알고리짐워치의 기술연구 책임자인 올리버 마쉬도 메타의 정책 변경으로 인해 거짓말이 퍼지고 어떤 집단에 공격이 가해진다면 EU의 디지털서비스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커버그가 트럼프를 감동시키기 위해 EU의 어떤 집행 조치에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EU가 메타를 금지할 권한이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책임을 물을지 결정해야 할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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