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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尹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경호처장 경찰 출석 분수령
기사 작성일 : 2025-01-10 11:00:29

경찰 3차 출석 요구에 응한 박종준 경호처장


임화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2025.1.10 [공동취재]

김다혜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를 앞두고 대통령 경호를 책임진 박종준 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출석해 이번 사건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수공무방해 혐의로 박 처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박 처장은 앞선 두 차례 출석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으나 3차 출석 요구일인 이날에는 자진 출석했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공수처와 경찰이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때 경호처 직원과 차벽 등을 동원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박 처장을 조사 도중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호구역 안으로 돌아가면 다시 영장집행 관련 공무집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피의자를 순순히 돌려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만약 박 처장이 체포되면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의사를 명확하게 드러낸 경호 책임자가 현장에서 배제되는 만큼 변수가 줄어들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용이해질 수 있다.

경찰청 영장 관할은 서울중앙지법이다. 중앙지법이 박 처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체포영장 집행의 정당성이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된 혐의가 지난 3일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수색영장 집행이라는 공무를 집단적으로 방해하려 한 것인데, 구속이 인정되면 일단 이 같은 혐의가 소명됐다고 볼 수 있어 체포영장의 적법성을 더 문제 삼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처장 입장에서도 이번 출석은 일종의 승부수로 여겨진다.

그동안 2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불응이 아니라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앞서 피력한 바 있다.

이날 출석하면서도 경찰 출신인 자신은 수사기관으로서 경찰의 위상을 존중한다면서 모든 내용을 소상히 밝히고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한편으로 예상되는 경찰의 긴급체포 카드에 맞서 자진 출석, 성실한 조사,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불식 등을 강조해 최대한 구속 시도를 방어하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어쨌건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를 앞둔 시점에 논란의 핵심에 서 있던 경호처장의 출석과 경찰의 수사 경과는 향후 전개될 상황을 미리 짚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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