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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바닷물을 담수로…'韓기업 운영' 오만 해수담수화 시설 가보니
기사 작성일 : 2025-01-14 20:01:03

오만 바르카5 해수담수화 플랜트


[촬영 이도연]

(무스카트= 이도연 기자 =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자동차로 30여분 떨어진 바르카 지역.

해변과 맞닿은 벌판에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시설이 있다.

지난 13일 찾은 바르카5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바닷물을 담수로 바꿔 하루에 10만㎥의 식수를 공급한다. 지난해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갔으며 최대 생산 용량은 하루 10만5천㎥라고 한다.

무스카트뿐 아니라 오만 내 각 지역 주민에게 식수를 제공한다.

오만과 같이 물이 부족한 중동 지역은 해수를 담수화해 식수로 공급해주는 시설이 필수다.

이에 오만은 1970년대부터 해수 담수화 사업에 나섰다. 이 사업 전에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했으나 고갈 위험이 있는 지하수를 대신할 안정적인 식수 공급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바닷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방식으로 물을 추출했으나 바르카5 해수담수화 플랜트에서는 물의 농도차를 이용해 물을 추출한다.

새로운 방식으로는 담수화 작업에 필요한 전력 사용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해수 담수화 시설의 도입과 함께 오만 내 곳곳에 상수도 시설이 보급됐다. 해수 담수화 시설이 오만 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오만 바르카5 플랜트가 위치한 해변


[촬영 이도연]

해수 담수화 시설은 최근에는 한국과 오만의 협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이날 찾은 바르카5 플랜트는 GS건설의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가 소유하고 있다. 시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GS이니마다.

바닷물을 담수화하는데 필수인 역삼투막(RO멤브레인)은 LG화학 제품이다. 역삼투막은 농도가 다른 바닷물과 담수를 분리해 물 분자만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알하스니 총괄 매니저는 "품질을 보고 (역삼투막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한국 제품은 안정적인 품질을 보여줘 왔다"라고 평가했다.

GS 이니마는 오만의 구브라 지역에도 해수 담수화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2027년 완공이 목표로, 완공되면 오만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국과 오만의 협력은 해수 담수화 부문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974년 수교한 한국과 오만은 지난 50년간 여러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왔다. 오만은 한국의 주요 에너지 교역국이다.

한국은 오만으로부터 천연가스와 원유 등을 수입하고, 석유화학 합성연료와 승용차, 철강관 등을 수출한다.

특히 최근에는 오만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등 녹색사업을 한국기업이 잇달아 수주하는 등 오만은 한국 녹색산업의 중점 진출국이 됐다.

산유국인 오만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녹색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도 이 계획에 동참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2023년 3월 오만 마나시의 500MW 태양광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다킬리야 주 마나시에 1천MW 용량의 태양광발전소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오만의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이다.

같은 해 6월에는 포스코홀딩스와 삼성엔지니어링 등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국제 컨소시엄이 오만 그린수소 독점 개발 사업권을 확보했다.

오만 정부의 그린수소 공기업 하이드롬(Hydrom)사와 계약을 맺고 오만 두쿰지역에서 향후 47년간 그린수소 사업을 독점 개발·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2023년 12월에는 삼성물산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오만 남부 항구도시인 살랄라 자유무역지대 내에 연간 100만t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냈다.

생산 프로젝트인 '살랄라 H2 그린 암모니아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냈다.

살랄라 그린 암모니아 프로젝트는 오만 남부 항구도시인 살랄라 자유무역지대 내에 연간 100만t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


(무스카트=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9일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 1. 9. [오만 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오만의 녹색사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가 이어진 가운데 앞으로도 한국과 오만의 협력 가능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무스카트에서 만난 바르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한국과 오만의 지난 50년간 관계에 대해 "에너지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오만에 진출해있다"라며 "앞으로 한국과 오만의 관계에 제약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또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포함해 한국과 오만의 파트너십은 매우 유망하다"라면서 "앞으로의 50년도 매우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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