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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피스 임대료 하락 안 해…사옥 외곽 이전 흐름 계속"
기사 작성일 : 2025-01-15 07:00:21

2009년부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를 이끈 황점상 대표 대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혜진 기자 = "최근 2년간 실질 임대료 상승률이 20∼30%에 이르면서 임대 면적을 줄이거나 외곽으로 이전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임대료가 바로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공실을 채우는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봅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황점상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의 사무실에서 와 만나 최근 서울 주요 업무 권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의 잇따른 이전을 언급하며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황 대표는 2009년부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를 이끌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사이클 변화를 지켜본 베테랑이다.

황 대표는 "오피스 임대료가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가팔랐다. 한달에 (상승분이) 5억원이라고 치면 1년이면 60억원"이라며 "(일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이전을) 실현하면 다른 기업들도 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홍콩의 오피스 권역이 기존 도심업무지구에서 외곽으로 확장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보다 임대료가 훨씬 절약되면서도 건물의 스펙이 좋다는 점에서 마곡이 부상했다. 결국 시간의 문제이고, 올해 말 정도면 마곡이 상당히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에선 DL이앤씨가 내년 하반기께 본사를 마곡 원그로브로 이전하기로 하는 등 서울 주요 업무 권역에서 외곽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황 대표는 그러나 이같은 본사 이전이 당장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임대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실률이 자연공실률(3%) 이하로 낮은 데다가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태평양지역 투자 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큰 중국이나 홍콩보다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상업용 빌딩


[ 자료사진]

다만 서울 중구와 종로구를 포함하는 서울 도심업무지구(CBD)의 경우 세운지구와 공평동 일대에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어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내년 이후 임대차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CBD 권역에 올해 약 4만평(사옥 용도를 제외한 임대 면적은 3만평), 내년에는 7만3천평가량의 오피스 임대 공급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2026년, 장기로는 2027∼2030년에 공급으로 인한 시장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공급 전망에도 올해 오피스 매매 시장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 황 대표의 진단이다.

지난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거래액 60%가 오피스 부문에서 발생하는 등 국내 오피스 시장은 견고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오피스 시장이 위축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국내 기업의 재택근무 비중이 현저히 낮은 데다 수요 공급 차원에서 큰 변화가 없어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는 것이 이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금리 안내 전광판


[ 자료사진]

황 대표는 올해 오피스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공실률이나 공급 규모보다도 기준금리라고 지목했다.

그는 "공실률 같은 이유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자금 자체가 미국 주식 등 다른 쪽으로 쏠리면 부동산 투자가 침체된다"면서 현재 금리가 높아지다 보니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기준금리가 내려오고 정국이 조용해지면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의 탄핵 사태와 관련, 기관투자자들은 다양한 조사분석을 통해 이미 특별한 악재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대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피스만큼이나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는 호텔과 코리빙(공유주거)이다.

호텔의 경우 최근 관광객 증가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데 반해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기존 호텔이 폐업 후 용도 변경을 하는 등으로 공급은 줄어든 탓이다.

70% 이상의 높은 숙박률과 함께 홍콩 등 주변국에 비해 저렴한 숙박비로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황 대표는 "지금 호텔은 가장 매기가 좋은 섹터"며 "사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팔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리빙쪽도 국내외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린 분야다.

그는 "인구통계학적으로 가장 성장이 확실시되는 게 1인 가구를 수용할 임대주택과 노년층을 위한 시니어하우징"이라면서 "기관투자자부터 모두가 이쪽에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황 대표 설명이다.

그는 최근 코로빙 등 임대사업에 국내외 자본이 잇달아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임대료가 조금 비싸도 더 양질의 주거공간을 제공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합리적인 상품이 수요에 맞게 공급돼야 갭투자나 전세사기 같은 시장 왜곡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관광객들로 붐비는 명동


황광모 기자 = 서울지역의 기온이 모처럼 영상을 기록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휴일을 맞이해 나들이에 나선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5.1.12

황 대표는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도 명동, 홍대, 성수 등 전통적인 대형 리테일 상권은 여전히 견고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이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요 상권은 오히려 매출이 상승세라는 점에서다.

다만 소위 '동네 상권'이나 주요 상권이라고 해도 특색없는 물품 판매 중심 매장 등 오프라인 매장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없는 곳은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온오프라인 매장의 경계가 날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어서다.

그는 "명동, 홍대, 성수 쪽 빅데이터를 보면 매출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다 회복했다"며 "해당 상권이 마치 큰 쇼핑몰처럼 체험을 제공한다면 괜찮지만 단일 상권에 생계 유지형 상권만 있다면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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