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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경기 지원 나서는 인니 중앙은행, 총재 수사때문?
기사 작성일 : 2025-01-19 14:00:59

기자회견 하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총재가 BI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루피아화 약세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연일 통화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를 놓고 현지에서는 BI 총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BI가 정부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BI는 지난 15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6.0%에서 5.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금융시장 전망을 완전히 벗어난 결정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올해 채권 시장에서 150조루피아(약 13조4천억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BI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613조 루피아 규모의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BI가 국채 매입에 나서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만큼 국채 발행 확대 부담을 덜게 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무상급식 등 각종 복지 정책 확대를 추진 중이어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BI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정부에서와는 다른 모습이다. BI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기준금리를 3.5%까지 낮췄다고 물가가 빠르게 오르자 금리를 6.25%까지 끌어올렸다.

BI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내에 들어왔음에도 한동안 금리를 내리지 않았고 오히려 지난해 4월에는 루피아 약세를 이유로 금리를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매파적 성향의 BI는 새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이던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낮췄고 이달 들어 다시 한번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런 모습을 놓고 현지에서는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BI의 통화정책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인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KPK)는 지난해부터 BI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며 수사에 들어갔고 지난해 말에는 와르지요 총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또 조만간 KPK가 와르지요 총재를 직접 소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와르지요 총재의 수사와 BI의 금융완화 정책 발표 시기가 겹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BI를 경기 부양에 동원하기 위해 와르지요 총재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이다.

에자리드호 이부타마 NH 코린도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BI가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고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현재 경기 상황은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에 나설 상황이 아니라며 "BI의 독립성과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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