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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안보·무역' 다보스 핵심의제…"이익 뺏기지 말아야"(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22 08:01:05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AFP=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포럼 세션에 패널로 나왔다. 2025.1.21.

(제네바= 안희 특파원 =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1일(현지시간) 글로벌 리더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을 핵심 화두로 다뤘다.

세계가 주목한 전날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대거 뒤집고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하는 각종 행정명령을 쏟아낸 터라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참석자들도 현실로 다가온 '트럼프 시대'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 집권 2기 체제의 미국이 통상과 안보 등 방면에서 더 큰 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유럽 국가들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목소리를 냈고,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회의 테이블에는 무역과 통상 이슈가 먼저 올랐다.

이미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고 관세를 징수할 대외수입청 신설을 발표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날 다보스포럼 세션인 '불확실 시기의 성장 모색'에 패널로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기조에 반대론을 폈다.

그는 "전 세계 누구에게도, 심지어 미국에도 관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관세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글로벌 경제를 흔들었던 인플레이션이 미국발 관세 전쟁 속에 다시 심화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재방송"이라고도 지적했다.

취임과 동시에 관세 부과를 시행하는 행정명령이 발동되지 않은 점을 두고는 일종의 협상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앨리슨 슈래거 맨해튼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트럼프 집권을 주제로 한 포럼 세션에 나와 "관례에 관한 직접적 행정명령이 아직 없는 점은 향후 무역 협상에서 최대의 이익을 얻겠다는 협상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시대의 안보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같은 세션에 패널로 나온 그래엄 앨리슨 하버드대케네디스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종전 협상을 압박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 내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매년 전년보다 나쁜 위치에 서 있고 러시아와 무의미하게 살상을 반복하는 일만 이어지고 있다"며 "트럼프는 전쟁과 관련해서도 딜메이커가 되길 원하고 그런 면에서 흥미로운 감각을 지닌 사람"이라고 짚었다.

이런 전망을 의식한 듯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단결을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특별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중국과 이 문제를 협상할 때 유럽의 말을 듣겠느냐"며 "유럽은 세계가 무시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완전히 돌볼 방법을 찾아야 하고 단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집권기에 미국의 지원이 불확실해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유럽의 독자적 평화유지군 구성 방안을 제안하는 점을 거론하면서 "전후 안전보장까지 고려해 최소 20만명의 평화유지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도) 언제나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고 가치를 지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그것이 유럽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고율관세 등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노선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미국 우선주의 문제에 대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건 잘못이 아니다. 다만 협력과 이해는 대부분 각자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과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필수적이고 성공적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며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번영의 기반인 자유무역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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