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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들썩이는 물가, 또 떨어지는 성장률
기사 작성일 : 2025-01-23 08:00:15

김지훈 선임기자 =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 중 물가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물가가 국민의 체감 물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공식 발표 물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더라도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제수용품이나 식자재의 마트 판매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품목마다 수요·공급의 변화, 유통과정의 문제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변하고 직장인이나 주부, 학생 등이 주로 구입하는 품목과 장소, 유통경로가 달라 주관적 체감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물론 400여개 품목의 가격을 토대로 산출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체감물가와 너무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인다면 소비자의 기호와 유행·유통의 변화에 맞춰 대표성을 가진 상품과 서비스로 품목을 개편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상기후 여파로 차례상 비용 상승


서대연 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이상기후 여파 등으로 차례상 비용이 상승한 가운데 13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이용객들이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10일 기준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이 역대 가장 비싼 수준인 전통시장 30만2천500원, 대형마트 40만9천510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설 명절 대책'을 반영할 경우 실제 비용은 대폭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5.1.13

소비자들은 언제 체감물가가 안정됐던 적이 있었나 싶지만, 간신히 잡았던 물가가 올해 들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인다. 설을 앞둔 일시적 현상이면 다행이지만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의 반등이 기저에 깔려 있어 추세로 굳어질까 걱정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올랐다. 지난해 11월에 0.1% 상승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이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작년 9월부터 1%대로 내린 뒤 10월 1.3%로 저점을 찍었지만 11월 1.5%, 12월 1.9%로 반등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기업 제재 여파와 환율 급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21일 서울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L당 1천800.74원에 달했다. 1년 2개월여만에 1천800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또 올해 초부터 커피와 초콜릿, 과자, 음료, 생필품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푸드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는 작년보다 3.4% 늘어난 평균 30만2천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9%로 예상했었지만 고환율 때문에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만일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9%보다 0.15%포인트(p) 올라 2.05%가 될 것"이라며 "물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고환율 고유가에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 1천800원 넘어


류효림 기자 = 고환율 기조에 국제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천800원을 넘어섰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800.74원을 기록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천800원대에 진입한 건 2023년 11월 6일(1천802.69원) 이후 1년2개월여 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5.1.21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성장은 부진하니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고개를 든다. 올해 국내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도 못 미치는 1%대 후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는데 작년 말 예상치 못했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올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던 한국은행은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심리 위축 영향을 반영해 올해 전망치를 1.6∼1.7%로 낮춰 잡았다. 작년 초 2.3%였던 2025년 성장률 전망치가 0.7%포인트(p)나 떨어진 것이다. 더구나 20일 취임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달러 강세, 물가 상승세를 부추긴다면 올해 국내 경기의 하강과 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정치 격변기 속에서도 서민 생활은 안정시킬 면밀한 물가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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