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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생존 위협 '화분매개곤충'…생태계 기여도 평가 착수
기사 작성일 : 2025-01-26 07:00:41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무궁화원에서 꽃가루를 가득 묻힌 꿀벌이 활짝 핀 무궁화 사이를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있다. [ 자료사진]

이재영 기자 = 기후변화에 사라질 위험에 처한 '화분매개곤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생태계 기여도를 평가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올해 '기후변화 대응 화분매개곤충 가치평가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자원관은 환경유전자(eDNA) 등을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주요 화분매개곤충 300종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 중 20종에 대해서는 해당 곤충이 생태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평가할 계획이다.

환경유전자는 흙이나 물, 공기 중에 생물체가 남긴 DNA 조각이다.

화분매개곤충은 꽃가루를 실어 날라 식물이 수분해 열매를 맺도록 돕는 곤충으로 꿀벌과 나비가 대표적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90%를 공급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종이 꿀벌에 의존해 수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농약 사용량이 늘어나고 기후변화가 일어나면서 꿀벌을 비롯한 화분매개곤충의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꿀벌 실종 현상'으로 불리는 '꿀벌 군집 붕괴'(CCD)가 보고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지난 2021년 겨울부터 꿀벌 실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집계를 보면 2022년 겨울엔 전체 벌통의 57.1%인 약 88만군, 2023년 겨울엔 94만4천여군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가 났다. 1개 군 꿀벌 수가 보통 2만마리로, 겨울마다 200억마리에 가까운 벌이 사라진 셈이다.

미국은 지난 2014년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하는 등 선진국들은 2010년부터 화분매개곤충을 지키는 국가 차원의 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관련 전략이나 대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화분매개곤충이 인간에게 주는 경제적 가치는 최소 수조원대로 추산된다.

2017년 농촌진흥청 의뢰로 안동대 연구진이 수행한 '농작물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화분매개곤충의 경제적 가치 평가'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농작물 생산액 25조원 가운데 곤충의 화분 매개에 의존하는 농작물의 생산액은 9조9천700억원으로 이를 토대로 계산했을 때 꿀벌 등의 꽃가루 매개 서비스 가치는 5조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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