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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조금이라도 아껴야죠"…설에도 가성비 챙기고 소비 최소화
기사 작성일 : 2025-01-26 08:00:19

설 앞둔 재래시장


진연수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1.23

신선미 차민지 기자 = "아무래도 더 아끼게 되고, 더 고민해서 사요."

오는 29일 설날이 다가오면서 장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이 늘자 시장과 대형마트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설 준비를 위해 시장과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알뜰 소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었다.

송파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만난 60대 김모씨는 "설에 온 가족이 모여 밥을 먹어야 하는데 장보기가 부담스럽다"며 "'1 1' 제품이나 설맞이 특가 제품 위주로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김모씨는 "설에 조카들이 와서 과자를 미리 사두려고 했는데 세 개만 담아도 5천∼6천원이 넘는다"라며 "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게 이제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선물세트를 사는 시민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이곳에서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한 직원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여러 개 사기보다 괜찮은 것 하나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고, 보다 저렴한 제품이 없느냐고 묻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건강식품 매장 직원은 "홍삼 제품이 잘 나간다"면서도 "보다 부담이 적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설 앞둔 대형마트의 모습


[촬영 차민지]

더 저렴하게 장을 보기 위해 마트와 전통시장을 나눠 찾는 경우도 있었다.

40대 이모씨는 "시간이 허락하면 채소류는 더 저렴한 전통시장에서 산다"고 했다.

성북구 소재 전통시장인 돈암시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농수산물을 찾으러 온 소비자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사과를 고르던 한 소비자는 "인근 마트에서는 네 개에 만 원인데 여기는 비슷한 품질의 사과가 다섯개에 만원"이라며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았다.

갈치를 사러 왔다는 한 소비자는 "보통 마트에서 마감 전 세일을 할 때 사곤 하는데, 여기가 그보다 더 싸다"고 귀띔했다.

동작구 성대시장에서 만난 소비자와 상인들도 설 명절 필요한 것만 사고 가성비를 챙기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한 소비자는 떡국떡을 찾더니 "이것저것 사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사정이 어렵다"며 "딱 식구들끼리만 먹을 것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과일가게 상인은 "사과, 배 선물 세트보다 한라봉이나 샤인머스캣으로 구성된 상품이 가격이 괜찮은 편이라 많이 나간다"라고 설명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받고자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장 내 한 건물 3층에 마련된 행사장에는 5분 새 네 명이 줄을 섰다.

행사장에서는 국산 수산물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온누리상품권 1만∼2만원을 돌려주고 있었다.

한 소비자는 장을 본 물건을 모두 들고 계단을 오르면서 "1만원 벌기가 이렇게 쉽지 않다"고 웃어 보였다.

행사장을 애써 찾았지만, 기준 금액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상품권을 환급받지 못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이 소비자는 "분명 많이 샀는데 국산 수산물을 산 금액만 쳐준다고 한다"며 "또 내려갔다 와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공급을 늘리고 역대 최대 규모로 할인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할인 지원 규모를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대상 품목을 31개로 늘렸다.

자조금단체는 축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식품기업과 김치업체는 제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농협은 소비심리 회복과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오는 28일까지 농·축산물과 생활용품을 최대 62% 할인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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