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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임 도전' 루카셴코 "서방이 대선 인정하든 말든 상관없어"
기사 작성일 : 2025-01-27 01:00:57

루카셴코 대통령


(민스크 EPA=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의 한 투표소에서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01.26 [벨라루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7연임에 도전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0) 벨라루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의 공정성을 둘러싼 서방의 비판을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수도 민스크의 한 투표소에서 대선 투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로이터통신은 4시간 20분을 넘긴 이 기자회견에서 그가 전 세계 언론과 설전을 벌였다고 촌평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대선의 공정성을 둘러싼 비판을 무의미하다고 치부했다.

그는 "서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벨라루스는 유럽연합(EU)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당신들 앞에 굴복하거나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야당 인사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해외로 도피한 상황에서 선거가 어떻게 자유롭고 공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일부는 감옥을 선택했고, 일부는 '망명'을 선택했다. 우리는 아무도 나라 밖으로 내쫓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벨라루스에서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입을 너무 크게 벌린 사람들, 즉 법을 어긴 사람들은 감옥에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국가에서든 법을 어기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은 엄격하지만, 법은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가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자국 영토와 영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타협점을 찾아 평화 회담을 준비 중이라며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대선인지를 묻자 즉답을 거부했다. 그는 "죽을 때가 아니다"며 "구체적인 후계자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때가 되면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1994년 벨라루스의 첫 민주주의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31년째 정권을 유지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에도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는 총 5명이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을 제외한 4명은 허수아비 후보라는 평가다.

그가 이번 대선에서 7연임에 성공하면 집권 기간이 5년 추가돼 36년으로 늘어난다.

미국과 EU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야권 탄압과 독립적인 언론 금지 등으로 이번 선거를 '엉터리 선거'로 규정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전날 "이것(벨라루스 대선)은 민주주의에 대한 노골적인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하는 루카셴코 대통령


(민스크 EPA=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의 한 투표소에서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01.26 [벨라루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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