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전주= 정경재 기자 = 아내와 말다툼 도중 흉기를 들고 폭언을 한 6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69)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2월 31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의 자택 안방에서 아내(61)와 다투다가 흉기를 꺼내 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겁에 질린 아내에게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폭언을 여러 차례 내뱉었다.

A씨는 이후 아내의 휴대전화를 흉기로 내려찍고 발로 밟아 부수기도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1985년 아내와 결혼했으나 외도와 폭력적인 성향 탓에 이 범행이 있은 지 2달 만에 이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재판받으면서 "아내가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사정을 만들려고 범행을 꾸며냈다"고 무고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인 아내의 일관된 진술과 자세한 설명 등을 토대로 "피고인 주장대로 피해자가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당시의 폭언을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이와 같은 진술은 경험칙에 비춰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신빙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이혼소송이 마무리돼 재범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