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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러 가스 차단' 우크라와 갈등 고조(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31 02:00:56

우크라이나 가스관 밸브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차단을 둘러싼 슬로바키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dpa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전날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발언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며 "이러한 발언은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지난 28일 성명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를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인 셈이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 성명에서 "피초는 슬로바키아 내 신뢰가 추락하고 친러시아 노선에 대한 시위가 벌어지자 적을 찾아 나섰고 그 적을 우크라이나에서 찾았다"며 "피초와 슬로바키아 의회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선전에 중독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도 이날 자국 주재 슬로바키아 대사를 초치해 맞대응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파벨 비즈달 주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대사를 불러 내정 간섭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슬로바키아가 건설적인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가스관을 경유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을 이달 1일부터 중단한 뒤 두 나라의 갈등은 증폭했다.

피초 총리는 이로 인한 자국 경제의 피해를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 제재 연장을 반대하는 등 다른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등 서방과 어긋난 친러시아 행보를 강화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피초 총리가 미국산 가스 구매를 거부한 것은 그가 미국과 서방 동맹국보다 러시아를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수도 키이우에서 슬로바키아 제1야당 '진보 슬로바키아당'의 미할 시메츠카 대표를 만나는 등 슬로바키아 내 친우크라이나 세력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피초 총리는 젤렌스키와 시메츠카의 회담 이후 '진보 슬로바키아당'이 우크라이나식 쿠데타를 준비 중이라며 반정부 세력으로 몰았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적자 1명을 쿠데타 준비 혐의로 체포했다며 그를 국가 안보 위협 인물로 간주해 추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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