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한 일본 집권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에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2월 중국 방문을 비공식 제안했다고 교도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 주임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모리야마 간사장, 일본 연립 연당인 공명당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과 정식 회담 이후 진행된 소수 면담에서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 맞춰 이시바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수 있는지 일본 측에 의사를 타진했다.

이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이달 15일 모리야마 간사장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의 조기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달 17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모리야마 간사장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받고 조기 중국 방문에 대한 의욕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내달 7일에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어서 중국 측 제안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앞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을 때 개최된 '중일 고위급 인적·문화교류 대화'에서 양측은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교류를 촉진하기로 했다.

왕 주임의 이시바 총리 중국 방문 제안은 중국 지도부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일본과 관계 안정화를 추진하는 것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통신은 짚었다.

교도는 "중국은 중일 정상 왕래를 조기에 재개하려는 의향이 있다"며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춘 리창 총리의 일본 방문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기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을 위해 환경 정비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외교 노선에 대비해 일본과 경제 협력을 추구하려 하지만, 양국 간에는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와 중국 당국에 구속된 일본인 석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