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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대권출마 결심' 배경·파괴력 주목
기사 작성일 : 2025-02-04 12:00:05

김영록 전남도지사


[ 자료]

(무안= 형민우 장아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조기 대선에 김영록 전남지사가 출마 의사를 밝혀 그 배경과 파괴력 등이 주목된다.

'호남 주자론'을 내세운 김 지사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국가 재창조를 주창하고 나서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국회에서 광주전남 언론인들을 만나 대선 출마 질문을 받고 "결심을 사실 굳혔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대선 출마는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예견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거친 김 지사는 국회의원(18·19대)을 두 번 역임했으나 비교적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됐다.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3선 도전이 거론되고 있었지만,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계엄 사태 등 중요 정치 국면마다 강한 어조로 정치권을 비판해왔다.

비상계엄이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에 "헌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첫 포문을 연 데 이어 탄핵에 주저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완전 무개념 법조인"이라며 '여당 지도자'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가수 나훈아가 은퇴 공연에서 양비론을 근거로 '왼팔 비판' 발언을 하자 반박하는 글을 올려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김 지사는 "내가 좋아하는 나훈아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라는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물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에 대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호남을 대표할 후보가 전무하다는 점도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지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을 빼놓고 침체한 정치 체제로 계속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는 호남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주·전남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87년 체제도 이제는 새롭게 국가를 재창조해야 한다"며 "국가 재창조를 위해 정치를 대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직 단체장 출신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김 지사가 '호남 주자론'을 정치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우선 호남 민심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광주에서 상당 수준의 지지도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전국적인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와 관련, 중앙 유력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대권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전국적 지지율이 얼마나 나올지가 김 지사의 '대선 동력'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현역 전남지사가 임기 도중 대선에 출마해 당내 경선을 통과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김 지사가 넘어야 할 '허들'로 여겨진다.

전남에서는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2012년 현직 단체장 시절, 대선에 출마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사퇴했다.

이낙연 전 전남지사도 2016년 10월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가 두 달 만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직 단체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기준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다만, 민주당 경선 기간에는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

김 지사가 본선을 통과해 대선 후보가 되면 사퇴하는데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김 지사의 대선 출마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반응은 엇갈린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4일 통화에서 "지난 지방선거 때도 대선 출마설이 있어서 본인 몸값을 올리기 위한 '지방선거용 대선 출마'라는 시각도 있다"며 "경선에 나가 호남의 지지를 최대한 끌어모은 뒤 완주하지 않고 적절한 시점에서 사퇴한다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도지사 3선 도전과 민주당이 집권했을 경우 정부·당에서 역할론 등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이재명 대표 지지하며 물러나거나, 선의의 경쟁 등등을 하며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며 "지사직을 버리지 않으면 경선을 통해 다음 지사직을 확실하게 하려는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측근 인사는 "윤석열 정부는 호남 인사를 비롯해 지역을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며 "김 지사가 민주당에서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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