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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2조2천억원 부산 황령산 전망대 "랜드마크" vs "난개발"
기사 작성일 : 2025-02-04 15:00:15

부산 황령산 봉수전망대 예상도


[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박성제 기자 = 부산 황령산 정상에 복합 관광시설과 케이블카가 조성되는 사업이 추진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4일 부산시와 황령산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 등에 따르면 대원플러스그룹은 총사업비 2조2천억여원을 투입해 황령산 정상에 높이 118m의 봉수전망대를 비롯해 관광테마형 푸드코트, 박물관, 미디어아트 시설, 야외 펍 등 복합 관광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산레포츠공원과 전망대를 잇는 길이 539m 케이블카 '로프웨이'를 세우고 양쪽 끝에는 관광센터도 지어 황령산 유원지 일대를 부산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와 대원플러스그룹은 2021년 8월 황령산 유원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3년 12월 부산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현재 해당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황령산 정상에는 방송사들이 사용하는 송신탑이 있는데, 개발 사업에 따른 전파 간섭이 우려되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마땅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전파 간섭 우려에 따른 대책을 내놔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된다면 사실상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뒤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원플러스그룹 측은 "내수가 극도로 침체한 상황에 황령산 유원지 개발 사업은 지역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실시계획 인가가 마무리되면 신속하게 착공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 황령산


[촬영 조정호]

그러나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황령산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는 해당 사업 추진으로 '부산의 허파'라 불리는 황령산이 난개발될 것을 우려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개발이 황령산 주변 경관을 해치고, 동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돌출돼 솟아오른 구조물로 황령산 고유 경관에 교란과 뒤틀림이 발생한다"며 "과도한 조명이 발광할 때 주변 동식물에 지속적 스트레스를 주며 주변 곰솔 수백그루도 제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을 위해 공공재를 유린하면서 지역을 위한다는 논리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며 "대원플러스는 이익의 3%를 지역에 기여한다는데 이는 시민 우롱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관 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에서 전파 간섭 문제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문제 된 것은 없으며 사업자는 3%의 수익 기여와 함께 200억원 상당의 인프라를 부산에 조성하겠다고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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