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를 전격 유예하면서 '관세전쟁' 1라운드의 승자가 누구인지 평가가 분분하다.
외신들은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마약 및 이민 단속을 위한 국경 강화 조치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전쟁 와중에 전열을 가다듬을 '일시적 휴전'을 얻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승리를 주장할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가장 가까운 무역 상대국과 벌인 이판사판 대립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를 활용하여 다른 국가의 양보를 강요하는 전략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이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핵심적인 국내 문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첫 임기에서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전쟁을 제한적으로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를 선언했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전면 관세' 시행을 하루 앞둔 이날 관세 부과를 한 달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에 마약 문제를 담당하는 '펜타닐 차르' 임명, 국경 강화 계획에 13억 달러 투입 등을, 멕시코에서는 마약 및 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1만명의 군인 파견 등을 약속받은 뒤였다.
미국의 관세 유예 결정을 전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신화=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관세 부과가 일시 보류되자 멕시코 현지에서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협상 대가'의 모습을 보였다는 찬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이날 세계 무대에서 가장 큰 시험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다"면서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의 위기 대처가 칭찬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위기 상황에서 냉정함과 차분함을 유지한 점, 보복 관세를 천명하면서도 멕시코 역시 미국 정부가 문제로 삼는 펜타닐과 조직범죄 대응에 진심이라는 신호를 보낸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고성능 무기가 마약 카르텔로 들어가는 것을 예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멕시코가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는 점에서도 칭찬을 받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 지지율은 작년 11월보다 3%포인트 상승해 지난달 77%를 기록했다.
다만, 관세 유예는 일시적 승리일 뿐이어서 관세를 영구적으로 없애지 않으면 멕시코가 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관세 위협이 파괴적인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휴전'을 일단 성사시켰다.
BBC는 "관세 30일 유예에 캐나다 정치인과 기업 지도자들이 안도한 한숨을 내쉬었다"면서 "관세 위협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트뤼도 총리는 정치적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 코에 따르면, 최근 조사에서 캐나다 국민의 54%는 트뤼도 총리의 관세 위협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관세 위협 대처에 대한 비난 여론 등으로 인기가 급락, 총리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로 임기가 몇주 남지 않은 상황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유튜브로 보기
https:https://youtu.be/9ImMFAtTw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