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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차량 수백대 파손, 환경단체 소행 아닌 러 선거개입?
기사 작성일 : 2025-02-06 20:00:56

자동차 배기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 김계연 특파원 = 독일 곳곳에서 자동차 수백 대가 같은 방식으로 손상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피해 차량에서는 범인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정치적 메시지가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러시아 측이 이달 말 치러지는 독일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ARD방송 등에 따르면 작년 연말부터 최근까지 베를린과 바덴뷔르템베르크·바이에른·브란덴부르크주 등 여러 지역에서 배기구가 건축용 폼으로 막힌 차량이 발견됐다.

피해 차량에는 '더 친환경!'이라는 문구와 로베르트 하베크 녹색당 총리 후보의 사진이 인쇄된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현재까지 약 270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당초 내연차를 겨냥한 급진 기후운동단체의 선동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최근 검거된 한 용의자의 진술로 수사 방향이 바뀌었다. 용의자는 한 러시아인의 사주로 차량을 망가뜨렸고 범행 사진을 보내 입증하면 1대당 100유로(약 15만원)를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당국은 러시아 측이 기후운동을 가장해 녹색당에 대한 반감을 퍼뜨리려고 파괴공작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녹색당은 독일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가장 강력히 지지하는 정당이다.

프란치스카 브란트너 녹색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거부하고 싸우는 민주주의와 자유, 정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슈피겔은 건축용 폼으로 배기구를 막으면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며 소음이나 주차공간을 둘러싼 이웃 사이 다툼에서 이같은 해코지 방법이 자주 쓰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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