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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난받은 남아공 대통령 "우린 괴롭힘 당하지 않을것"
기사 작성일 : 2025-02-07 05:00:57

연례 국정연설하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로이터=]

(요하네스버그= 유현민 특파원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우리는 괴롭힘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 등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고위 인사들의 비난이 잇따른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저녁 케이프타운 시청에서 한 연례 국정연설(SONA)에서 "우리는 민족주의와 보호주의의 부상, 편협한 이익 추구, 공동의 대의의 쇠퇴를 목격하고 있다"며 "이것이 개발도상국으로서 남아공이 헤쳐 나가야 할 세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겁먹지 않고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회복력이 강한 민족이며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익과 주권, 입헌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한목소리로 말할 것"이라며 "남아공 국민으로서 우리는 평화와 정의, 평등과 연대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을 '특정 계층을 매우 나쁘게 대우하는 토지 몰수'라고 비판하며 이런 상황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남아공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토지 무상 수용 정책을 겨냥한 것으로,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달 개인의 토지를 '공익 목적으로' 보상 없이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법에 서명했다.

남아공 정부 설명에 따르면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거나 버려진 토지인 경우 등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고 소유주와 합의하는 경우에만 무상 수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남아공 태생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일부 우익 인사들은 백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한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남아공 정부가 '대놓고 인종차별적인 소유권 법을 뒀다'고 비난했다.

급기야 전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20∼21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며 남아공 정부의 토지 수용 정책과 회의 의제를 불참 이유로 들었다.

의장국 남아공이 올해 G20 정상회의 주제로 선정한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반대하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장려한다는 게 루비오 장관의 지적이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와 관련, "세계 각국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연대, 평등,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며 "인권, 평화, 우호 증진, 공정한 무역 등이 올해 G20 의장국을 이끄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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