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세계 최대 빙산, 움직임 재개…펭귄 서식지 위협하나
기사 작성일 : 2025-02-07 12:00:59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인 A-23A의 모습


[AFP 자료사진]

김계환 기자 =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 버금가는 몸집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 8개월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펭귄 등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전 형성된 빙산이기도 한 'A-23A'는 무게만도 1조t에 달하는 거대한 빙산으로 지난 8개월간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남빙양에 갇혀있다가 최근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A-23A는 현재 시속 약 1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수주 안에 야생 동물의 서식처인 사우스조지아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극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위치한 사우스조지아섬은 인간이 살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이지만 야생동물에게는 천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섬에는 전 세계 바다표범의 약 95~98%에 해당하는 350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앨버트로스를 포함한 수백만 마리의 펭귄과 바닷새들도 살고 있다.

과학자들은 A-23A가 사우스조지아섬의 일부 지역으로의 야생동물과 선박의 접근을 차단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영국 남극연구소 소속 해양학자인 앤드루 마이어스는 2주 정도면 해류에 의해 A-23A가 사우스조지아섬의 대륙붕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섬에 살고 있는 바다표범과 펭귄이 어린 새끼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A-23A가 섬에 충돌하기 전에 부서지면 야생동물이 더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영향이 줄어들 수 있지만 어선들은 항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람과 파도의 영향도 있고 해류의 움직임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A-23A의 사우스조지아섬 도달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마이어스는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A-23A가 사우스조지아섬에 도달하기 전에 붕괴하면서 소멸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호주 남극 프로그램 파트너십의 해양 빙하학자인 얀 리저는 A-23A도 이전 빙하와 마찬가지로 사우스조지아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거나 작은 조각들로 나뉘어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저는 지난달 말에도 80㎢ 크기의 빙산 조각이 A-23A에서 분리됐다면서 이 빙산 조각은 미국 국립빙하센터(USNIC)가 식별번호를 부여할 만큼 컸다고 전했다.

영국 남극연구소도 A-23A가 이동 중에 따뜻한 바닷물을 만나 작은 빙산으로 분리된 뒤 결국 녹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스조지아섬에서는 지난 2004년에 빙산 충돌로 야생동물의 먹이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어린 바다표범과 펭귄 사망률이 높아진 적이 있다.

2021년에도 미국 델라웨어주 크기의 또 다른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과 부딪히는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중간에 붕괴하면서 충돌을 면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