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극도의 변동성을 보인 끝에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면서 투매가 촉발됐던 뉴욕증시는 저가 매수세로 낙폭을 빠르게 줄이며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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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 자료사진]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09포인트(0.50%) 밀린 44,368.5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53포인트(0.27%) 내린 6,051.97, 나스닥종합지수는 6.09포인트(0.03%) 오른 19,649.95에 장을 마쳤다.
물가 지표가 투심을 뒤흔든 하루였다. 1월 미국 CPI의 전품목 수치와 근원 수치가 모두 예상치를 웃돌며 가파르게 상승하자 증시가 충격을 받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8월의 0.5% 상승 이후 최대치며 시장 예상치 0.3% 상승도 웃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 또한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의 상승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전품목 수치는 3.0%, 근원치는 3.3% 오르며 예상치를 웃도는 한편 3%대 상승률을 다시 찍었다.
이같이 뜨거워진 물가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금리인하 횟수가 많아야 1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1월 CPI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더 꺾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월 CPI가 발표된 직후 3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7.5%까지 뛰었다.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도 전날 마감 무렵의 50.3%에서 66.7%까지 급등했다. 현재 흐름으론 9월은 돼야 연준이 25bp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웰스파고의 사미르 사마나 글로벌 주식 및 실물 자산 총괄은 "예상보다 더 뜨거운 CPI는 너무 뜨거운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확인시켜줬다"며 "위험 시장은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지난 2년보다 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데이터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들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다음 금리 인하와 관련해 "예상보다 늦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개장 직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개장 당시 -1% 수준의 하락률을 보이던 주가지수는 오후 들어 약보합권까지 낙폭을 좁혔다.
거대 기술기업은 등락이 엇갈렸다. 애플과 메타, 테슬라는 오른 반면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은 하락했다.
메타는 이날도 강세를 보이면서 18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나스닥100 지수에 속한 종목 중 역대 최장기간 연속 상승세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소식에 원유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너지 업체들은 동반 하락했다. 엑손모빌이 -3.01%, 셰브런은 -1.61%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선, 우리 둘 다 동의했듯,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싶다"고 적었다.
관세는 여전히 시장에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셋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대화를 시작했다"며 "그것은 진행 중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오는 13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와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에너지는 2.69% 급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3포인트(0.81%) 내린 15.8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