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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GJC·GD 통합' 가시밭길 예고…혈세 2천50억원은 어디로
기사 작성일 : 2025-02-13 18:01:18

강원중도개발공사


[ 자료사진]

(춘천= 이재현 기자 =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다 파산 위기에 놓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를 강원개발공사(GD)와 통합하고자 강원도가 대안과 로드맵을 제시했으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도는 13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하중도 관광지 조성사업 정상화 방안' 보고회를 했다.

정광열 도 경제부지사는 GJC 파산과 존속 또는 GD로 사업을 넘기는 영업양수 등 3가지 방안 중 GD로 통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우선 GJC 파산은 1천822억원의 국외 배상과 국내 채권 등 2천132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고 하중도 토지 상실뿐만 아니라 강원도가 GJC에 대신 갚아 준 채무 2천50억원도 회수할 수 없는 만큼 상정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4천억원 플러스알파(+α) 이상의 천문학적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JC를 존속시키더라도 부채 상환과 유적공원·박물관 건립 사업비 등 1천800억원의 도 재정지원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GJC에 대한 대위변제금 2천50억원 역시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GJC가 처한 현 상태로는 사업 추진은 물론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고, 우발 부채 시 대규모 재정지원 불가로 이어져 돌발 파산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중도 조성사업 정상화 방안 발표하는 정광열 도 경제부지사(왼쪽)


[촬영 이재현]

결국 도는 GJC 사업을 GD로 넘겨 자금 유동성과 사업 추진 역량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이 경우 GJC 인수에 따른 GD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500억원을 현물 출자해야 한다.

물론 이 방안을 선택하더라도 대위변제금 2천50억원은 회수할 수 없다고 도는 시인했다.

이를 두고 도는 '채무조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도의회와 시민단체는 "사실상의 채무 면제이자 탕감이며 배임의 소지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GJC와 GD 통합 문제를 지난달 도의회에 사전 보고한 도는 상반기 중 지방공무원 평가원 신규 사업 타당성 평가, 7∼9월 도의회·행정안전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말 GJC를 청산한다는 로드맵이지만 논란은 길목마다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웅(춘천5·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은 "GJC가 도에 대해 가지는 채무 조정을 검토하며 도민의 이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도민의 입장에서 이는 모두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GJC 파산에 따른 피해를 피하기 위해 통합이 최선이라는 게 도의 입장이나 그 과정에서 도가 GJC에 대해 가지는 채권을 아무런 보장 없이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 큰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중도 조성사업 정상화 방안 보고회


[촬영 이재현]

시민단체와 진보 정당의 비판도 이어졌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도 이날 성명을 통해 "2022년 12월 도의회에서 'GJC 경영을 정상화해 2천50억원의 채권을 회수하겠다'고 한 김진태 지사의 호언장담은 어디로 갔나"며 "부실 기관 통합 이전에 도민에게 석고대죄가 우선이며 현 사태의 원인과 대책을 김 지사가 직접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강원도당은 지난 5일 "통합 계획은 김진태 지사의 역점사업인 도청사 이전을 위한 꼼수이자 GJC 파산의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경제부지사는 "그 어떠한 대안을 선택하더라도 대위변제한 2천50억원을 당장 받아낼 수는 없다"며 "다만 GD로 통합해 2천50억원의 가치를 뽑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의지도 있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도는 이처럼 GJC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최문순 도정이 추진한 최초의 사업 설계가 부실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최문순 도정이 13년간 하중도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입 없이 기반 시설과 문화재 발굴 등으로 대출금 대부분 소진했고 무리한 토지 분양으로 계약 해지 소송이 줄을 잇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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