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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 배제한 협정 불가…푸틴에 먼저 통화 유감"
기사 작성일 : 2025-02-14 02:00:57

젤렌스키 대통령


(크멜니츠키 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공군기지가 있는 서부 크멜니츠키 지역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13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평화 협정을 체결한다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뮌헨안보회의(14∼16일) 참석차 출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독립 국가로서 우리가 배제된 어떤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전쟁 종식 시 유럽도 협상 테이블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중요한 것은 푸틴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는 (미국과) 양자 간 협상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협상에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회의가 우리에게는 우선순위"라며 "그리고 이러한 회의를 통해 푸틴을 막을 계획이 수립된 후에야 러시아와 대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보다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한 것이 미국의 협상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유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희토류 거래를 제안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애써왔다. 그는 러시아의 재침략을 차단하기 위한 나토 가입이나 미군이 포함된 평화유지군을 통한 안전 보장 방안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전날 이 두 가지 요구를 모두 거절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구상은 전쟁 중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 반환 불가, 나토 가입 불허, 미군의 파병 불가 등으로 요약된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종전 협상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미·러 정상 간 밀실 합의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은 오는 14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미국 대표단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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