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美 해외원조 중단 여파로 아프리카 대테러 지원도 구멍
기사 작성일 : 2025-02-16 21:00:56

작년 3월 15일(현지시간) 소말리아 모가디슈 호텔에서 발생한 반군 공격 후 거래 봉쇄한 보안군


[EPA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해외원조 자금을 동결하면서 아프리카 각지에서 가동 중이던 테러 방지 프로그램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해외 원조 프로그램 지출을 90일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이 매년 해외 안보 지원에 지출하는 금액은 약 100억달러(약 14조4천억원)다. 절반 이상은 이스라엘, 이집트, 우크라이나로 간다. 이들 세 국가는 이번 지출 중단 대상에서 예외다.

문제는 이보다는 훨씬 적은 자금이 투입되는 이라크, 소말리아, 케냐, 베냉 등 중동·아프리카 협력국들로 가는 안보 프로그램이 중단 대상이라는 점이다.

미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은 프로그램 다수가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테러 확산을 막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으로, 중단 시 미국과 동맹국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극단주의 위협에 맞서도록 동맹국들의 역량 개선에 힘썼던 대테러 지원 프로그램의 중단이다. 미국은 작년 여기에 2억6천400만달러(약 3천800억원)를 들였다.



[AFP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일례로 미국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와 장기간 싸우고 있는 소말리아 정부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자금 동결로 현지에 주둔하는 미군 수백명 중 일부에게 보안 위험이 발생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에서 훈련받은 정예부대 다나브 기지의 건설, 유지 임무를 맡은 민간 계약자들이 갑자기 떠나면서 미군 병사들이 그 자리를 채우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다나브 부대원 약 400명은 식량, 전기도 없이 미군 기지 밖에 남겨졌다.

폭탄, DNA 등 증거를 분석하는 모가디슈 소재 미 지원 실험실도 타격을 입었다. 이 실험실은 범죄 현장 데이터를인터폴과 미 연방수사국(FBI)에 제공한다. 이 연구소는 작년에 약 120건의 테러사건을 다뤘지만, 지금은 모든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소말리아에서 활동했던 한 안보 전문가는 "미국 자금이 영구 중단된다면 (알샤바브와의) 전쟁은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또 극단주의가 활개를 치는 서아프리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연계 세력들은 이곳에서 영토를 점령하고 민간인들을 대량 살해하고, 정부시설과 군사 목표물을 반복적으로 공격해왔다.

서아프리카의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 베냉에선 대테러 부대 훈련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베냉은 이슬람 반군의 공격으로, 최근에도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전 국무부 고문으로 현재 베냉에서 미군 협력 기업을 운영하는 아널리스 버나드는 "잠시 중단하기엔 최악의 타이밍"이라며 "(이번 조치가) 베냉 정부의 테러 격퇴 역량에 엄청난 지장을 준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