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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정후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신현우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5일(현지시간)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2.16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호 기자 =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대 중반 나이에도 야구 대표팀 경험만큼은 베테랑이다.
신인 때인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승선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빠지지 않고 개근했다.
국제 대회에서 이정후는 천재 타자의 면모를 마음껏 뽐냈다.
통산 28경기에서 타율 0.330에 홈런 3개, 22타점을 수확해 국가대표 3번 타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KBO리그를 떠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이정후에게 '태극 마크'는 자기 뿌리를 떠올리게 하는 귀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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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수비 훈련 마친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신현우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5일(현지시간)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5.2.16
한국 취재진과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만난 이정후는 "대표팀은 실력이 되는 한 계속 가고 싶다. 한국에서 야구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랑 같이하는 거라 가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다. 올 시즌을 잘 치르고 (2026년 WBC에) 좋은 성적으로 가면 좋겠다"고 대표팀 승선 의지를 밝혔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이정후가 현실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국제 대회는 MLB 사무국이 주최하는 WBC뿐이다.
2006년 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에 빛나는 한국은 2013년과 2017년, 그리고 2023년까지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비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제1회 WBC와 제2회 WBC에서 우리나라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일본은 2023년 WBC에서 미국과 결승전 명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멀찍이 앞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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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는 이정후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신현우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5일(현지시간)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5.2.16
이정후는 "우리 대표팀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미국에 와서 느낀 게 미국 선수들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우리도 지금부터 준비 잘해야 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KBO 사무국도 잘 준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선수들도 기량을 갈고닦는 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KBO 사무국에도 한국 야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을 요청한 것이다.
KBO 사무국은 세대교체를 목표로 내걸고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을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 야구는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라는 차세대 슈퍼스타를 발견했지만, 대만과 일본에 패하면서 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정후는 베테랑을 명단에서 제외한 의도적인 세대교체의 효과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 프리미어12를 보니까 세대교체가 다 됐더라. 그런데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를 탈 때는 확 타는데, 가라앉으면 이끌어 줄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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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WBC에 출전했던 이정후
[ 자료사진]
이어 "그래서 대표팀은 융화가 돼야 한다. 중심 잡아줄 선배도 필요하고, 투지 넘치는 젊은 선수도 필요하다. 이게 융화돼야 좋은 팀이 된다. 대표팀이나 구단이나 베테랑을 다 빼버리고 그 자리에 젊은 선수를 채워 넣으면 그 선수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실력'이다.
이정후는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그 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가서 우리나라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어린 선수가 나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는 내년 WBC에서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등 KBO리그 출신 한국인 빅리거 삼총사가 재회하기를 기대했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은 무조건 주전 유격수, 혜성이는 무조건 2루수다. 저만 잘해서 뽑히면 된다. 외야에 워낙 좋은 선수가 많다"면서 "대표팀에 간다면 어느 포지션을 보든, 몇 번 타자를 하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