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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녹취' 앞서 민주당 TF서 등장인물 언급…檢, 경위 추적
기사 작성일 : 2024-03-17 14:00:29

서울중앙지검


[ 자료사진]

이도흔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가짜 최재경 녹취록' 보도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당내 조직인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의 내부 논의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녹취록이 작성된 것으로 지목한 시기보다 앞서 TF 내부 회의에서 등장인물인 이철수 씨가 거론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2021년 11월 23일 TF 법률팀 회의 참석자들이 논의 내용을 정리한 자료 가운데 '이철수', '녹취' 등이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의 사촌 형이자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처남으로, 이듬해 3월 1일 인터넷 언론 리포액트가 보도한 '최재경 녹취록'에서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대화한 상대방으로 소개된 인물이다.

당시 기사에는 이씨가 "김양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 했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조씨의 역할과 존재를 자세히 알았고 상사인 최 전 중수부장에게도 보고한 정황이 녹취록에 담겼다는 게 보도의 요지였으나, 검찰은 실제로는 이씨와 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 최모씨 사이에 이뤄진 대화가 최 전 중수부장과의 대화로 둔갑한 것으로 본다.


발언하는 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 김병욱 단장


2021년 11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의 부산저축은행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욱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은 앞서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의 압수수색 영장 등에 이 대화가 이뤄진 날짜를 2021년 12월 21일로 적시한 바 있다.

이날 최씨와 이씨, TF 단장이던 김 의원이 만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의 접근 방향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대화가 대선을 앞두고 조작된 녹취록 형태로 보도됐다는 것이 검찰이 보는 사건의 얼개다.

이보다 약 한 달 전에 열린 TF 내부 회의 메모에서 이씨의 이름과 녹취 등 단어가 발견된 것이다.

이에 검찰은 최근 TF 법률팀에서 활동한 변호사들을 잇달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회의 자료에서 이런 메모가 작성된 경위, 녹취록 변조와 관련한 조직적 공모가 있었는지 등 구체적 논의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TF 출범 때부터 활동한 차모 변호사를, 4일과 11일에는 허 기자의 변호를 맡기도 한 최모 변호사를 불렀다. 검찰은 이 밖에도 TF에 소속됐던 변호인 2~3명을 더 소환해 조사했다고 한다.

당시 회의에는 민주당 의원은 참여하지 않고 변호사와 국회의원 보좌관 등 10여명이 참석했는데, TF 대변인을 맡았던 송평수 변호사와 보좌관 최씨 등도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변호사가 최씨 등과 공모해 녹취록 보도에 관여했다고 보고 작년 12월 그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송 변호사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 "녹취록이 TF에서 작성되고 편집된 정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조사를 받은 한 변호사는 통화에서 "당사에서 하는 공식 회의인데 거기서 공개적으로 조작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리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철수 씨는 "나는 TF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12월) 미팅에서 더 조사한 자료가 있으면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 뒤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허 기자는 최씨 등을 알지 못했고, 송 변호사는 보도를 위해 접촉한 여러 취재원 중 한 명일 뿐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최재경 녹취록'을 보도한 리포액트 2022년 3월 1일자 기사


[리포액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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