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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우회전 버스에 중학생 사망…일시 정지 준수 쟁점
기사 작성일 : 2024-03-26 18:00:49

서울경찰청 우회전 홍보 자료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 차근호 기자 = 부산에서 중학생이 우회전 학원버스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극소수의 운전자만 정확하게 알고 있는 차량의 횡단보도 우회전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우회전과 관련해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 교통사고는 지속해 감소했지만, 우회전 관련 사고가 꾸준히 증가하자 개정이 이뤄졌다.

법 개정 직전인 2022년에는 우회전 교통사고 사망자가 58명, 2021년에는 77명이었다.

바뀐 시행규칙에는 우회전 시 전방에 적색 신호가 있다면 무조건 '일시 정지'를 하도록 명문화됐다.

일시 정지는 바퀴를 완전히 정지시키는 것을 말한다.

정지한 운전자는 양쪽을 잘 살핀 후 운행을 재개할지 결정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거나 건너려고 하는 보행자가 있으면 계속 멈춰야 하고, 없다면 적색 신호라도 서서히 움직이며 우회전하면 된다.

우회전 직후 또 다른 횡단보도를 마주치면 보행자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보행자가 있으면 다시 멈추고, 보행자가 없으면 서행해서 통과하면 된다.

문제는 이런 우회전 방식이 실제 교통 사례로 맞닥뜨리면 매우 헷갈리고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경기연구원이 올해 2월 발간한 '우회전, 돌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시민의 0.3%만 정확한 우회전 방법을 숙지하고 있었다.


우회전 방법 정답률과 오답률


[경기연구원 보고서 캡처]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수도권 시민 600명(운전자 400명, 보행자 2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청 홍보 자료에 나오는 상황별 우회전 방법에 대한 6가지 사례를 주고 답을 맞혀보라고 한 결과 운전자 단 1명만 모든 정답을 맞혔다는 게 연구 내용이다.

해당 보고서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잘못된 통행 방법으로 우회전하다 보니 운전자 간 다툼 등 사회적 혼란만 발생하고 제대로 된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우회전 전용 신호등 설치, 홍보·교육 강화 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4시께 부산 기장군 정관읍 한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학원 버스가 자전거를 치면서 중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전방에 적색 신호가 들어온 상태에서 학원 버스가 횡단보도 우회전을 앞두고 일시 정지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학원 버스 운전기사를 입건하고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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