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고유선 기자 = 정부가 초·중·고교생의 기초학력 평가를 위해 학교·학급별로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사실상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3월 11일부터 전국 605개 초·중·고교 평가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실시하게 된 이유로 응답자의 65.2%는 '교육청이 실시 결과 보고를 요구한 점'을 꼽았다.

또한 응답자의 42.5%는 학교가 교육청 담당자 등 상급 기관의 독촉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평가에 대한 사전 계획을 수립하지도 못한 채 평가를 했다는 응답은 80.2%였고, 학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못했다는 응답도 86.4%에 달했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을 위해 초·중·고교 일부 학년이 학급별·학교별로 신청해서 치르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도입했다.

정부가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분석해 교육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매년 표집 시행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는 별개의 시험이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두고 2022년 10월 '일제고사 부활'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전수평가·일제고사 방식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해 보이자 2023년 12월 초3·중1의 평가 참여 여부를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자율'이라 쓰고 '강제'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중단하고 학교의 자율성과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정서 행동 지원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