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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희망퇴직에 "의사 사직은 방관하고 상의없이 책임전가"
기사 작성일 : 2024-04-09 18:00:30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 노조의 요구


신현우 기자 = 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와 관련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적은 게시물이 붙어 있다. 2024.4.7

권지현 기자 = 비상경영을 선포한 서울아산병원이 의사를 제외한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자 노동자들이 "의사 사직은 방관하고, 상의 없이 노동자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고통 분담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서울아산병원지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병원 노동자를 배제한 비상운영체제는 거부할 것이며, 병원은 미복귀 전공의들과 일부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방관하지 말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이달 19일까지 올해 연말 기준 50세 이상이면서 20년 넘게 근무한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병원 관계자는 "비상운영체제에 따른 것"이라며 "희망퇴직은 병원 운영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해왔고, 2019년과 2021년에도 시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15일부터 비상운영체제를 가동 중으로, 이른바 '빅5' 병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인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에 노조는 "병원은 의사 집단행동 시작 시점부터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일부 경영진만의 결정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도입한 모든 제도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비상운영체제 조치에 대해 노동조합과 사전에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희망퇴직 제도가 노조와 협의하지 않은 고통 전가의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번 희망퇴직으로 시작된 비상경영 조치가 권고사직 등으로까지 확대될까봐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그동안 병원 노동자들은 일방적인 제도 도입에도 양보를 해 왔지만, 더 이상의 희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급휴가 등 비상경영 조치에서 직원에게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며, 진료지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노동자가 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병원이 전공의를 어서 데려와 진료를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1차적으로 환자에게, 2차적으로 병원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며 "경영이 어렵다면 노조와 협의해 조치해야 하고, 전공의 복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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