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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한경협 회비 납부 결론 못내"…SK·현대차·LG도 '검토중'
기사 작성일 : 2024-07-22 12:00:16

한상용 장하나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22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 내지 못한 가운데 나머지 주요 그룹도 아직 회비 규모와 납부 시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모두 한경협에 이미 합류한 만큼 재계 일각에서는 4대 그룹이 의견 교환을 통해 연내 비슷한 시점에 한경협 회비를 납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FKI 한국경제인협회


[촬영 안 철 수] 2024.7.21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지난 3월 말∼4월 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 회비는 각 3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은 형식상 한경협에 재합류했으나, 아직까지 4대 그룹 모두 회비를 납부하지는 않은 상태다.

삼성의 경우 이날 준감위 정례회의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론짓지 못했다.

삼성은 준감위가 지난해 8월 한경협 가입과 관련해 밝힌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준감위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회비 납부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상황이 (한경협의) 인적·물적 구성에 있어서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겼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며 "그것은 한경협 스스로가 한번 검토해봐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취재진 질문 답하는 이찬희 위원장


류영석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 준감위 3기 정례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22

다른 기업도 회비 납부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납부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회비 납부를 하긴 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언제 얼마나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SK그룹의 한경협 회원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4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삼성 준감위 발표를 포함해 한경협 납부 문제에 관한 재계 분위기를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자체 결론은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반적인 업계 흐름과 한경협의 활동 등을 보며 납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비 규모와 납부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자산 규모 등이 다른 4대 그룹이 일괄적으로 동일한 액수의 회비를 납부하도록 한 한경협의 공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시절에도 4대 그룹의 회비는 규모에 따라 각각 달랐던 것으로 안다"며 "아마 회비 액수가 적정한지에 대한 내부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경협이 회비 납부 기한을 정한 것도 아니어서 아직 시간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


[한경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한경협은 이날 삼성 준감위가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한경협은 회비 납부는 각 그룹과 회원사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비 납부를 강제로 집행할 수도 없는 만큼 납부 기한도 명확히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22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4대 그룹의 활동과 회비 납입이 아직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에 "강요는 하지 않고 있지만 잘 해결될 듯"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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