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화물운송 영향은
(의왕= 홍기원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을 하루 앞둔 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열차가 이동하고 있다. 2024.12.4
(전국종합= =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5일 화물열차 운행률이 뚝 떨어져 물류 차질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평시 대비 이날 화물열차 운행률은 22% 수준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수출입 화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우선 수송해 철도파업에 따른 피해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철도 수송이 평소보다 30%가량 떨어졌다.
전날 오전 9시 기준 화물열차 수송 대수는 상행 12대, 하행 11대 등 23대였으나, 이날 같은 시간에는 상행 11대, 하행 5대 등 16대로 줄었다.
이는 평소보다 30% 이상 감소한 수치이다.
화물열차 1대는 통상 33량으로, 1량에 2∼3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적재할 수 있다.
열차마다 적재량이 달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당 60TEU의 물류를 처리한다고 가정할 때 하루 물동량은 전날 1천380TEU에서 이날 960TEU로 줄어드는 셈이다.
의왕ICD는 6일부터 화물열차 수송 대수가 상행 5대, 하행 5대로 더 줄어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왕ICD 관계자는 "앞으로는 상·하행 화물열차가 각각 5대씩만 운행될 예정이어서 물동량이 평소에 비해 크게 줄어들 예정"이라며 "철도노조 파업은 예상했던 터라 급한 물건은 사전 작업을 해놨기 때문에 아직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철도노조 파업
[ 자료사진]
국내 최대 항만 옆 부산신항역도 화물열차 운행률이 뚝 떨어졌다.
부산신항 평소 화물열차 수송 대수는 상행 20대, 하행 20대 등 40대였으나, 이날은 상행 5대, 하행 5대 등 10대로 줄었다. 평소 대비 운행률이 25%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부산·경남·울산 전체로 보면 평소 총 76차례 화물열차가 운행되는데 이날은 14차례 운행이 예정돼 평시 대비 18.4%의 운행률을 기록할 것으로 코레일 지역본부는 전망했다.
다만 부산신항은 화물 철도운송 비중이 10% 미만이라 수출입 업체들의 전체 물류 운송에는 아직 큰 혼선이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철도 노조 파업이 예고됨에 따라 화주들이 긴급한 화물은 이미 옮겼거나 육상 운송 수단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부산신항 인근 철도 운송장 운영업체 관계자는 "급한 화물은 육송으로 처리하고, 긴급하지 않은 화물은 화주에게 양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부산신항 전체로 보면 철도운송 비중이 크지 않아 현재까지 큰 피해가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철도 운송이 많은 시멘트와 철강 업체들도 철도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큰 피해가 없지만 이번 파업이 무기한으로 예정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북 제천과 단양 시멘트 업체들은 평소 시멘트 저장소(사일로)에 비축한 물량이 있어 당장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단양의 성신양회는 하루 수송량 중 40% 수준을 철로 수송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 측은 파업 전 전국에 있는 시멘트 공급소 8곳에 물량을 채워놓은 상태여서 당장 철로 수송이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공급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장기 파업에 대비해 벌크 트럭을 추가로 확보하고 육로 수송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하루 수송량의 60% 물량을 파업 전 화물열차를 이용해 공급했던 한일시멘트 단양공장도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벌크 트럭을 추가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업체마다 저장공간을 두고 있어 당장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지만, 일주일 이상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형주, 강영훈, 김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