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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봄 유혈진압서 알아사드 도피까지…시리아 내전 13년 잔혹사
기사 작성일 : 2024-12-08 16:00:57

자축하는 시리아 반군


(AFP 8일(현지시간) 시리아 HTS 반군이 홈스에서 내전 승리 자축하며 총을 쏘고 있다. 2024.12.8

(이스탄불= 김동호 특파원 =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승리를 선언하면서 시리아 내전이 발발 13년 9개월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시리아 내전은 미국,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 등 외세의 경쟁적 개입과 피아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내부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오랜 기간 해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권을 지탱해온 러시아와 이란의 역량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현격하게 줄어든 가운데 반군의 기습 공세로 정부군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53년간 대를 이으며 유지된 아사드 정권도 사실상 몰락하게 됐다.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이 중동을 휩쓸던 2011년 3월 15일 경제 위기 등 혼란상 속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정권이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시작됐다.

내전 초기에는 서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반정부 진영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데다 수적으로도 앞서며 정부군에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은 이란과 러시아의 도움 속에 전세를 역전, 영토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아 1971∼2000년 장기집권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에게서 대통령 자리를 물려받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무자비한 탄압 과정에서 최악의 학살자이자 전쟁범죄자라는 비난과 함께 '중동의 불사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내전은 주변 강국의 개입으로 분쟁의 동력이 커졌고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발호하며 갈등 양상이 더 복잡해졌다.

여기에 튀르키예가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분리주의 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상대로 공습과 교전에 나서면서 시리아 내 안보 환경은 더욱 악화했다. 쿠르드족 무장세력은 미군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2020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이 선언되며 잠시 소강상태가 된 내전은 최근 글로벌 지정학이 급변하면서 극적인 변곡점을 맞게 됐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침공한 우크라이나 전선에 거의 모든 군사자원을 쏟아부으며 약 3년간 소모전을 이어온 상태다.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이란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는 작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여력이 소진되면서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온 구조에 빈틈이 생겼다.

HTS가 이끄는 반군은 지난달 27일 근거지인 북서부에서부터 친튀르키예 무장세력과 합세해 대대적인 기습 공세를 시작했다. HTS는 2011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다.

반군은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를 8년 만에 탈환한 데 이어 이들리브, 하마, 홈스 등 주요 거점을 파죽지세로 장악했고, 대공세 11일만인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수중에 넣게 됐다.

러시아와 이란의 비호 속에 대를 이어 53년간 철권 통치를 이어온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를 떠나 해외로 도피하는 말로를 맞이했다.

장기간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 경제는 파탄났고 다수의 사상자와 피란민이 발생했다.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지난 3월 내전 13년을 맞아 발표한 통계를 보면 내전 발발 이후 민간인 16만4천명, 정부군과 반군 등 전투원 34만3천명 등 총 50만7천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감옥에서 숨지는 등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숫자를 더하면 전체 사망자는 61만8천명에 이를 것으로 SOHR은 추산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한때 550만명 수준에 이르렀으며 지난달 기준으로는 481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인접국 튀르키예가 61% 정도인 293만8천명을 받아들였고 그 다음으로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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