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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⑸키 작다? 투치족 평균 183㎝…딩카족 2m 흔해
기사 작성일 : 2025-01-06 08:00:58

2014년 8월 미국 백악관에 도착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과 딸 앙주


[EPA 자료사진]

노재현 기자 = 아프리카에 사는 부족은 3천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족들은 언어, 종교 등 독특한 문화를 오랫동안 형성해왔다.

그런데 유난히 키가 크거나 작은 부족들이 있다. 키가 부족의 특징을 설명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 셈이다. 다른 한편으로 '인류의 고향' 아프리카의 유전학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기네스 세계기록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부족은 아프리카 투치족으로 젊은 성인 남성의 평균이 1m83㎝다. 투치족은 르완다, 부룬디 등 아프리카 중부에서 주로 소, 염소를 기르는 유목민이다.

르완다와 부룬디에서 각각 소수민족. 투치족 출신인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키가 188㎝나 된다. 그의 딸 앙주는 194㎝로 부친과 나란히 서면 큰 키가 더 돋보인다.

투치족 역사는 서구의 아프리카 식민 지배와 떼어놓을 수 없다. 1차 세계 대전 후 패전국 독일에 이어 벨기에가 르완다와 부룬디를 식민지로 지배했는데 다수인 후투족보다 투치족을 우대하는 차별정책을 폈다.

후투족과 후투족을 구별하는 기준에 키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의 편가르기 정책은 르완다에서 부족 간 내전의 씨앗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1994년 르완다에서 후투족 극단주의자들이 100일 동안 투치족을 포함한 80만 명 이상을 살해한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가 발생했다. 당시 르완다 인구 700만명 중 후투족이 약 85%이고 투치족은 약 14%에 불과했다.

현재 르완다 인구 약 1천400만명 중 투치족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인구 조사에서 부족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또 다른 장신 부족은 남수단의 딩카족이다. 딩카족 역시 소를 많이 기른다.


남수단의 딩카족


[EPA 자료사진]

남수단은 고(故) 이태석 신부가 환자 치료 등 봉사 활동을 펼친 국가다. 이곳에서는 2m가 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1988∼1994년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센터로 활약한 마누트 볼(231㎝)이 딩카족 출신이다.

투치족과 딩카족의 키가 큰 유전학적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영양소가 풍부한 우유 등의 섭취가 신체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밖에 동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에 있는 마사이족도 키가 큰 부족으로 유명하다.

반대로 아프리카에는 키가 작은 부족도 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세계 최단신 부족은 콩고민주공화국에 거주하는 음부티족으로 남성이 평균 137㎝, 여성이 평균 135㎝라고 한다.

피그미 종족에 속하는 음부티족은 열대 밀림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한다. 음부티족이 작은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작은 몸집이 밀림에서 빠르게 이동하고 칼로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있다. 또 밀림 생활을 하느라 자외선으로 생성되는 비타민D가 부족한 탓에 뼈 성장이 제한됐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음부티족


[EPA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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