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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포로 교환' 제의…북한군 포로 2명 신병 어떻게 되나(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13 16:00:58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김용래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이 억류한 자국군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이 붙잡은 북한군을 풀어줄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군 포로들의 신병처리가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아직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어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한글로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군인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젤렌스키는 자국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모습과 신분증을 촬영한 사진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국(SBU)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20세, 26세의 병사로 부상을 입고 현재 수도 키이우로 이송돼 신문을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생포된 두 북한군 포로들은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 포로의 처우를 규정한 제네바 협약은 적대행위 종료 후 포로의 석방과 송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군 포로의 신병처리 문제에는 전쟁의 두 주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뿐만 아니라 파병국인 북한, 우크라이나의 간접 지원국인 한국 등 4개국을 비롯해 여러 법적·절차적 문제가 걸려있어 난해한 '고차 방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당면한 문제는 아직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사실을 공식 인정하지 않는 이상 포로들의 신분 확인과 송환 과정에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전쟁에서 적대국 사이의 교전 중 붙잡힌 이들은 원칙적으로 전쟁 포로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포로 교환 대상이 된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그러나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이들의 소속을 끝까지 확인해주지 않으면 국제법상 포로 지위가 부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구나 러시아는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을 자국 국민이라고 허위로 기재한 신분증을 주는 등 위장 전술까지 구사해왔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대 객원교수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포로를 수용한 국가는 전투가 끝나면 포로를 본국으로 송환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러시아가 북한 병사의 신분을 러시아인으로 위조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송환 문제에서 추가적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크라 생포 북한군 신분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생포 당시 북한군 병사가 지니고 있던 신분증. 2025.1.12 [젤렌스키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이들에게 국제법상 포로 지위가 부여된다고 해도, 자국으로 복귀 시 탄압과 처벌 등 인권침해 위협에 직면한다면 송환 의무의 예외 대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군 병사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남거나 제3국행 가능성도 있다.

국제법상으로도 북한으로의 송환은 강제송환금지원칙(principle of non-refoulement)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이들 북한군 포로 신문 영상을 보면, 1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은 뒤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최소 우크라이나에 남을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대답이 오자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물었고, 집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포로 1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특별히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고개 끄덕이며 시선 다시 위쪽으로 돌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 간의 교환을 제의하면서도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글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아울러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미수복지역으로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도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인권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에서 "북한 포로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북한 주민과 동일하게 한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고 이런 법적 지위는 대한민국에 북한 포로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할 책무를 부여한다"며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북한 포로에게 북송이 아닌 대한민국 송환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 포로 신문에 통역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정부가 신문에 직접 참여할지, 또는 이들의 한국 송환을 타진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국회 정보위 여당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13일 국정원의 비공개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그 포로가 한국으로 가겠다는 입장 표명을 한 것은 없다"며 "국정원은 북한군도 헌법적 가치를 봤을 때 우리나라 국민에 포함되기 때문에 포로가 된 북한군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에 입각해서 귀순 요청을 하면 우크라이나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가능성과 관련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제법 등 법률적 검토와 함께 관계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제네바 협약을 통해 전쟁포로와 민간인 보호 임무를 공식적으로 위임받은 기관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북한군 포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들의 처우와 신병 처리와 관련해 국제인도법 준수를 당사국들에 계속 강조하고 있다.

ICRC 동아시아 대표부 나준 익발 공보실장은 지난 6일 RFA 인터뷰에서 "모든 전쟁포로는 국적과 관계없이 인도적 대우와 함께, 고문이나 모욕적 처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전쟁 당사국들이 포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ICRC에 억류시설에 대한 정기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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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ttps://youtu.be/Bb207hm0v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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