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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학대 논란' 페루 가톨릭단체 해산 결정
기사 작성일 : 2025-01-22 03:00:59

프란치스코 교황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학대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페루의 유명 가톨릭 단체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렸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페루에 기반을 둔 가톨릭 단체인 소달리티움(SCV·그리스도 생활 형제단)이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확인됐다. 이 단체는 다만 해산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소달리티움은 1997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공식 가톨릭 종교 공동체로 승인한 단체다. 전임 교황이 승인한 종교 단체를 해산하거나 억압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회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예수회 자체도 1773년 해산됐다가 1814년에 복권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소달리티움은 1971년 평신도였던 루이스 피가리가 페루에서 창립한 후 한때 남미와 미국에서 2만명의 회원을 보유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특히 페루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피가리가 오랫동안 소달리티움 신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2000년부터 제기됐다.

피해자 중 한명인 페드로 살리나스와 기자인 파올라 우가즈가 2015년에 소달리티움의 범죄적 관행을 고발하는 '반은 수도사, 반은 군인'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이 문제는 공론화됐다.

소달리티움이 2017년에 외부에 의뢰한 조사에서 창립자인 피가리는 회원들을 성추행하고 신도들이 자신이나 다른 이들과 성적인 접촉을 갖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그가 "고통, 불편, 공포를 경험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고, 회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일삼았다고 기술했다.

그런데도 교황청은 그해 피가리를 제명하지 않고 소달리티움 공동체와 접촉을 끊으라고만 명령해 피해자들의 격한 반발을 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에야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 조르디 베르토메우 몬시뇰을 페루에 보내 소달리티움에서 벌어진 다양한 종류의 학대 행위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권위와 영성을 악용한 가학적인 학대, 자금 비리, 언론을 활용한 비판자 탄압 행위가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라 피가리와 10명의 소달리티움 지도부는 지난해 8∼9월 무더기로 제명됐다.

살리나스는 소달리티움 해산 결정에 대해 "늦었지만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하며 "페루 내 공모자들과 주교들은 교황의 성 학대 근절 노력에 동참하기보다는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적인 헌신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달리티움의 자산이 어떻게 처리될지는 불확실하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보상하기 위해 자산이 사용되기를 원하고 있다. 교회법에 따르면 소달리티움과 같은 종교 단체의 해산 및 재산에 관한 결정은 교황청만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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