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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이라서 죄송해요"…기부 한파에도 '작은 나눔' 이어져
기사 작성일 : 2025-01-26 08:01:13

쪽방촌 주민


[ 자료사진]

(청주= 천경환 기자 = 청주시청에서 기부·후원 업무를 담당하는 희망 복지팀 A 주무관은 최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의 시민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후원금이 크게 줄었다는 뉴스를 봤다. 저도 사정이 빠듯하지만 10만원 정도 후원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기부금이 적어서 죄송하다. 설인데 저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A 주무관은 감사를 표하며 후원 방법을 안내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는 "불경기로 인해 기부 심리가 위축될까 봐 걱정이었는데 하루에 한두통씩 조금이라도 기부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 온다"며 "다들 힘들 텐데 미안함까지 표현하며 기부해주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뭉클하다"고 전했다.

연말이나 명절이면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마음이 모이지만, 올해는 고물가와 고금리,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여러 상황으로 기부 분위기가 위축된 모습이다.

그럼에도 적은 금액이나마 온정을 나누고 소외계층을 보듬기 위해 모금 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은 훈훈한 감동을 자아낸다.

26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희망 2025 나눔 캠페인'에 107억5천900만원이 모금됐다.

목표액(104억원)은 넘어섰지만, 불경기 등의 여파로 법인 기부가 줄어 목표 달성 시기가 예년보다 조금 늦어졌다.

반면 개인 기부액은 전년 대비 약 73% 증가한 53억7천만원을 기록,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탰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는 처음으로 희귀병을 앓는 '사랑이'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피해지원을 위한 특별모금을 진행했는데 여기에 소액으로 참여한 시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2025희망나눔캠페인 개막식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시청 희망나눔 캠페인 후원 계좌에도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11억원이 모였다.

방송국 계좌로 입금된 후원금이나 '처리 중'인 건을 포함하면 모금액은 예년과 비슷한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를 집중모금 기간으로 정해 회비 모금을 진행하는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에도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지사 관계자는 "매월 10만원 이상의 정기후원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희망 나눔 실천 기업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경기침체 여파로 전국적으로 모금 달성률이 80%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충북은 십시일반 힘을 보태는 분들이 많아 평균보다 약 10%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복지관 등에도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오창읍의 한 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후원 금액이 줄어들긴 했지만,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운데 후원을 희망하는 연락도 오고, 새로운 후원처도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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