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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관들이 중국인 7명 납치…몸값 요구했다가 검거
기사 작성일 : 2025-01-26 17:00:57

태국 경찰관들이 중국인 7명 납치…몸값 요구했다가 검거


태국 동부 우본랏차타니주 경찰서에서 경찰이 중국인 납치 사건 용의자를 데려가는 모습. 2025.01.26[카오솟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태국에서 잇따른 중국인 관광객 납치 사건으로 파문이 퍼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태국 경찰관들이 중국인 여럿을 납치했다가 붙잡혀 태국 치안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카오솟에 따르면 전날 태국 경찰은 경찰관 4명과 군 순찰대원 1명, 민간인 3명 등 납치 용의자 8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라오스와 접경 지역인 태국 동부 우본랏차타니주에서 22∼25세 중국인 7명을 납치해 한 리조트에 가둔 혐의다.

이들은 라오스에 있던 피해자들에게 태국에서 수입이 좋은 일자리를 주겠다며 태국으로 오도록 유인한 뒤 감금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200만 밧(약 8천530만원)의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치 피해자들은 메신저로 몰래 납치 사실과 리조트 위치를 주변에 알렸다. 이에 피해자 가족의 신고를 받은 태국 경찰이 리조트를 습격해 용의자들을 검거하고 피해자들을 구출했다.

끼띠랏 판펫 태국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경찰관 4명을 즉각 해고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활동에 연루된 모든 경찰관은 엄중한 행정 징계·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불법 이민과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범죄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지시했다.

태국 경찰은 또 피해자들이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도 불법 입국 혐의로 기소하고 불법 인신매매 조직의 연관 여부를 수사 중이다.

또 통상 태국에서는 이런 사건의 용의자들이 언론에 노출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용의자인 경찰관 등이 사진에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사의 경찰서 접근이 제한됐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최근 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납치돼 주변 국가인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지로 끌려가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중국과 태국에서는 분노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배우 왕싱(31)이 태국에서 실종됐다가 사흘 만에 미얀마에서 발견돼 귀국했고, 지난 달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된 중국 모델 양쩌치(25)도 구출돼 지난 17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납치 피해자들은 통상 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 콜센터 같은 대규모 '범죄단지'에 감금돼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 범죄행위를 강요당하곤 한다.

이에 태국 경찰은 지난 24일 중국 공안과 회의를 갖고 이런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양국 치안 당국이 공조하는 조정 센터를 태국 경찰청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내달 안에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도 이런 범죄 조직의 근거지로 악명이 높은 미얀마 미야와디와 국경을 접한 태국 서부 매솟 지역에 별도의 조정 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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