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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작년 실적 부진…트럼프 '관세 예고' 엎친 데 덮친 격
기사 작성일 : 2025-02-03 17:00:05

시동 건 트럼프 '관세 전쟁' 한국도 영향권


(부산= 강선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진은 3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2025.2.3

이슬기 기자 = 철강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불황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 관세까지 더해지면 가뜩이나 침체한 철강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의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미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가격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란 점에서다.


포스코그룹, 인도 JSW그룹과 제철소 합작 사업 추진


포스코그룹은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MOU 체결 후 인도 뭄바이에 소재한 JSW그룹 본사에서 기념 촬영하는 관계자들. 왼쪽부터 포스코 이형수 경영기획본부장, 포스코홀딩스 천성래 탄소중립팀장,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 JSW그룹 사잔 진달 회장, JSW스틸 자얀트 아차리야(Jayant Acharya) 사장, JSW에너지 샤라드 마헨드라(Sharad Mahendra) 사장. 2024.10.29 [포스코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스코홀딩스[005490]는 3일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1천7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8.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2조6천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천500억원으로 48.6% 줄었다.

포스코그룹의 양대 사업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가 동반 부진하면서 포스코홀딩스의 이익도 쪼그라들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국내외 철강 수요 부진 및 중국 철강 공급 과잉, 핵심 광물 가격 하락 등 대내외 사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철강 부문의 경우 포스코와 해외 철강사를 포함한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6천370억원으로, 전년(2조5천570억원)보다 36% 감소했다.

현대제철[004020]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천144억원으로 전년보다 60.6% 감소했다. 매출과 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0.4%, 72.2% 줄었다.


현대제철


현대제철 로고. 2025.1.22 [현대제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철강업계 실적 저조는 국내 건설경기가 부진해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한 데다,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른 밀어내기식 저가 공세 속에 수익성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업계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나란히 공장 폐쇄 또는 축소 운영 등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철강업계는 그간 무역분쟁 등을 우려해 자제해오던 반덤핑 제소 카드도 적극적으로 꺼내 들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무역위에 반덤핑 제소를 했고, 같은 해 10월 반덤핑 조사 개시에 들어갔다. 중국산·일본산 열연에 대해서도 지난해 12월 제소한 상태다.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는...


한상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충격에 3일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다.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미국 방송의 한국 경제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5.2.3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철강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기 행정부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자동차, 무기 등 제조에 필수인 미국 철강 산업이 타국에 잠식당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논리였다.

당시 미국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중이던 한국은 부랴부랴 철강 협상에 나섰다. 결국 한국은 무관세 조치를 받는 대신 대미 수출 물량을 연간 약 268만t으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받게 됐다.

철강 보편 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면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커 가격이 높은 자동차용 강판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철강 관세는 중국의 저가 철강 수출 공세를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은 자국 내 과잉 생산된 철강을 수출로 해소하고 있는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 저가 철강이 미국 대신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크기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철강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연쇄적으로 한국 철강 업체들도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철강 관세부과, 일본 반발·반응 (PG)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되돌릴 수 없다면 현지 생산 시설에 적극 투자하면서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현대제철이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미국 내 신규로 짓는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결국 한국 철강 업계가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사업에서 인도·북미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사업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 본원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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